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 수납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사를 공동 설립할 방침이다.
3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은 최근 기획담당 임원회의에서 신용카드사 설립을 합의한 후 조만간 모든 손보사들이 참여하는 공동작업반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제외하면 보험사들이 실질적으로 적자를 보는 상품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카드 수납을 권장하는 금융감독 당국의 주문에 맞춰 카드사 설립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보사들이 카드사를 만들면 보험료를 카드로 수납할 때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드사를 통한 보험상품 마케팅도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6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의 경우 손보사 전체 보험료 29조4,766억원 가운데 신용카드로 수납한 금액은 5조7,280억원으로 19.4%에 달했다. 여기에 평균 수수료율 3.2%를 적용할 경우 보험사들은 카드사에 연간 수수료로만도 1,832억원을 낸 셈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카드로 결제된 보험료가 무려 5조3,233억원으로 전체 보험료(9조5,397억원)의 55.8%에 이를 정도다.
손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마케팅 부서에서 카드 수납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기존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낮출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카드사 설립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보사들의 카드사 공동설립 검토가 생보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는 손보에 비해 카드 결제 비중이 높지 않지만 카드 가맹점에서 탈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