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의과대 ▦서울대 대학원 생화학박사 ▦한국유전자이식연구재단 상임이사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장 ▦국제분자생물네트워크(IMBN) 창립회원 ▦보건복지부장관 자문관 ▦한국유전체학회장 ▦한국바이오벤처협회장 ▦현 한국바이오협회장ㆍ마크로젠 회장ㆍ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장ㆍ 인천경제자유구역 바이오메디컬허브 자문위원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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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지금이 바이오산업 집중 투자 나설때" 한국 IT경쟁력·첨단 의료시스템 갖춰 시장주도 가능80년대 전자산업처럼 타이밍 잘 활용땐 3~5년후 큰 기회1~2년내 연매출 1,000억대 기업 5개이상 나올것
정리=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대담=정상범 성장기업부장 ssang@sed.co.kr
▦52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의과대 ▦서울대 대학원 생화학박사 ▦한국유전자이식연구재단 상임이사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장 ▦국제분자생물네트워크(IMBN) 창립회원 ▦보건복지부장관 자문관 ▦한국유전체학회장 ▦한국바이오벤처협회장 ▦현 한국바이오협회장ㆍ마크로젠 회장ㆍ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장ㆍ 인천경제자유구역 바이오메디컬허브 자문위원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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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모델은 전자산업입니다. 과거 80년대에 암담했던 전자산업이 메모리시장의 타이밍을 잡아 산업화에 성공했던 것처럼 지금 바이오부문을 산업화할 타이밍을 활용한다면 한국은 3~5년 후 커다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4월 한국바이오협회 초대 회장에 오른 서정선(57ㆍ사진) 회장은 "한국은 정보기술(IT) 경쟁력과 미국식 첨단 의료시스템이라는 강점을 갖춰 38억 인구의 아시아 바이오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며 "산업화에 투자를 집중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허브로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또 "앞으로 1~2년 내에 한국에서 매출 1,000억원대의 바이오 기업이 5개 정도 탄생할 것"이라며 "2015년까지 진행될 바이오 혁명을 거쳐 연 매출 조단위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탄생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최근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높긴 하지만 일반에게는 아직 생소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바이오산업이 갖는 의미와 현주소를 말씀해주시죠.
▦바이오산업은 쉽게 말해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그 타이밍이 온 시점입니다.
바이오는 고령화와 글로벌화,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21세기의 세가지 특징과 맞아떨어지는 산업입니다. 바이오는 특히 세계 60억 인구가 바라는 '무병장수'와 연계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화석연료에서 녹색성장의 패러다임으로, 수출주도형 상품판매에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옮겨가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아울러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엄청난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과 단계적인 미래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중시해야 합니다. 한 방향으로 차근차근 발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기업가정신을 앞세워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분야라는 뜻입니다. 어떤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시작해 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바이오 분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벤처(venture)'의 본래 의미와 가장 들어맞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바이오산업의 경우 열 가지를 시도하면 아홉 가지는 접고 하나 정도만 간신히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과거 성공한 안정적인 모델을 따라하는 전략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생소한 방식입니다.
바이오산업에 국가 예산을 투입했는데 결과물이 없다고 지적하지만 사실 우리는 제대로 된 투자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럽의 경우 수백억 유로를 투입한 바이오프로그램이 실패로 돌아가도 투자를 멈추지 않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7차 프로젝트에도 500억 유로 이상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정책 입안자들도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보다 큰 그림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기반기술 등 연구ㆍ개발(R&D) 투자를 과감히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도 맞는 얘기이지만 자금이나 자원이 부족한 우리 토양에서는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바이오산업을 키우려면 산업화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바이오산업이 나가야할 발전모델은 전자산업입니다. 바이오산업도 앞으로 광범위하게 통용될 기술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움직여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시험기지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무엇보다 연구성과를 상품개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키워나가는 게 급선무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뚫고 한국 바이오산업이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사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찍부터 미국식 보건의료체계를 받아들여 선진 의료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습니다. 또 미래의학은 모두 IT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한국은 이미 IT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요. 흔히들 IT의 마지막 귀착점이 BT라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한국은 대단히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아시아인에 대한 연구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점이 미래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아시아 38억명의 인구에 대한 정보수집과 연구에 집중한다면 미국이나 유럽업계가 아시아로 진출할 3~5년 뒤에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 바이오산업은 보건의료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맞춤의학시대의 개막은 우리에게 신천지를 안겨다줄 것입니다. 한국이 아시아 38억 인구를 커버하려면 IT와 의료기술을 아시아 각국에 무상지원하는 대신 정보를 갖고 와서 '표준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달 중 서울대 의대에 아시아게놈센터를 오픈하고 우선 100명을 시작으로 아시아인의 DNA 해독에 나설 예정입니다. DNA 염기서열 파악에 성공하면 아시아인에 대한 맞춤형 의료서비스와 신약 개발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거대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기업들의 덩치를 키워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현재 바이오협회는 1~2년내에 바이오기업 중에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기업을 5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성공적인 바이오기업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니까요.
이를 위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손잡고 새로운 성공모델을 창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수천 억대의 제약사와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바이오기업, 그리고 백억대 이하의 바이오 벤처까지 대ㆍ중ㆍ소 시스템이 갖춰지게 됩니다.
궁극적으로는 대기업이 바이오산업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대기업이 들어올 만한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대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서 국내 바이오기업도 자연스럽게 글로벌 수준의 외형을 갖춰야 합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바이오열풍이 부는 등 투자가 활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거품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거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좋은 기업이 많이 등장하면서, 좋은 기업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성공하지만 게임하듯 투자하면 망하게 된다는 교훈이 확산되면서 바이오투자도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에는 정부 주도로 국제적 기준에 맞춘 1,000억 규모의 바이오펀드가 결성된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죠.
이제 머지않아 매출 1,000억대의 성공기업들이 속속 등장해 2~3년 뒤에는 반드시 5개 이상 나올 것입니다. 이들 기업이 앞으로 3~5년 뒤에 다가올 바이오 혁명에서 큰 수혜를 입게 되는 기업들입니다. 그러면 매출 1,000억의 회사가 1조 기업을 성장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테고, 결국에는 한국의 바이오가 전자산업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국이 바이오 강국으로 가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사실 정부의 주도력은 한국 특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 때문에 변화가 어려운 미국이나 정부의 태도가 경직된 중국과 달리 한국은 유연하면서도 새로운 미래의학으로의 변화를 정부가 이끌어낼 수 있는 파워가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불필요한 규제는 신속하게 풀어줘야 합니다. 현재 바이오의 산업적인 부문은 지식경제부에서, 연구개발(R&D)은 교육과학기술부, 병원과 보건의료 관련 부분은 보건복지가족부가 각각 관할하고 있는데,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려면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총괄 협의기구, 이를테면 바이오부를 구성해서 장기적으로 이 분야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새로운 맞춤의학이 몰고 올 변화가 어떤 것인지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인데, 정부가 나서서 바이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 서정선 회장은
# '맞춤의학 시대' 개척 바이오산업 선두주자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맞춤의학 시대' 를 개척하며 한국 바이오산업을 선두에서 끌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연구실에만 갇혀 있기 보다는 바이오 연구를 산업화하는 데 일찌감치 눈을 뜬 그는 맞춤의학을 연구하는 학자 뿐 아니라 바이오 기업의 경영자로서도 눈부신 성과를 올리며 바이오 분야 발전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다.
폭 넓은 활동 때문에 그를 따라다니는 직함도 한두 개가 아니다. 서울의대 생화학 교수이자 서울대 유전자이식 연구소장, 바이오벤처협회ㆍ바이오산업협회ㆍ생명공학연구조합 등 세 개의 바이오 단체가 합쳐지면서 지난 4월부터 취임한 한국바이오협회장,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장 등 바이오 관련 학계의 일이라면 그의 이름이 빠지는 법이 없다. 여기에 97년부터는 우리나라 바이오기업 1세대 격인 마크로젠을 창업해 10여년 동안 국내 바이오업계를 대표하고 있다.
학자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서로 상반되듯 보이는 길을 걷고 있지만 그가 지향하는 목표는 단 하나, 앞으로 다가올 '맞춤의학 시대' 에 한국이 아시아 바이오시장의 주역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경영도 그에게는 수익 창출의 수단이 아니다. 서 회장은 "바이오기업은 일반 기업처럼 수익 창출 극대화에 목표를 둬서는 안 된다" 며 "마크로젠을 통해 '사회적 기업' 이라는 새로운 기업 모델을 만들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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