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명박과 본격 정책 경쟁

'열차페리' 이어 '국토 리모델링론' 들고 나와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사진)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본격적인 정책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 다소 뒤 처진 지지율을 의식, 정책 이미지에서 맞불을 놓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11일 ‘국토 리모델링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이날 서울상대 1ㆍ7포럼 초청 강연에서 “도농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잘 고려해 주민의 삶의 여건과 산업 경제를 획기적으로 고치고 새롭게 꾸미는 리모델링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국가지도자가 할 일은 경제 성장과 국토 균형발전이 가능한 새로운 국토 전략을 만드는 것”이라며 “무조건 새로 무엇을 만들겠다고 할 게 아니라, 기존에 투자된 기반시설과 설비를 재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차페리’에 이은 이번 구상 또한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운하 건설 계획에 맞서는 내용으로 평가된다. 박 전 대표측 한 인사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운하 공약이 실효성을 넘어 ‘일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주고 있다”며 “박 전 대표도 대형 공약 몇 가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제2공약으로 ‘과학도시’를 내세운 이 전 시장에 맞서 과학ㆍIT 분야에 관한 정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운하 공약 등으로 정책 이미지를 선점한 이 전 시장측은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 등 경쟁자들의 비판이나 대안 제시에 특별히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서로 비난할 단계가 아니며 이는 한나라당의 대권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여성 불가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론을 폈다. 박 전 대표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여자라서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지만 여성이야말로 위기에 강하다”며 “여자냐 남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국가지도자의 자격을 갖췄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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