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김광원 교수팀이 치료를 시도한 인슐린 의존형의 대부분은 30대 이전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 약으로는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자연스럽게 인슐린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김교수팀의 치료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도이식은 뇌사자가 췌장을 기증해야 하기 때문에 원한다고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김교수에 따르면 소도세포를 이식받은 정씨의 경우 수술전에는 하루 인슐린 투여량이 60~80단위(UNIT·인슐린의 농도를 의미하는 말. 당뇨환자에게는 회당 1㏄의 인슐린을 투여하는 데 증상에 따라 농도에 차이가 난다)에서도 불안정했지만 치료후에는 30~40 단위로도 안정적이면서 정상인과 가까운 혈당치를 보이고 있다.
췌장 및 소도이식은 전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첨단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 당뇨병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의 기능장애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고장난 부위를 새 것으로 바꿔달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의학계의 입장이다. 선진국의 경우 약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없는 환자의 마지막 치료법으로 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소도세포 이식은 인슐린 의존형 환자라고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들면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만성 췌장염이나 사고 등으로 췌장전체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는 환자 극심한 혈당변화(고혈당과 저혈당의 반복현상)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이식술에는 췌장자체를 이식하는 「전체이식」과 인슐린을 분비하는 소도세포만 이식하는 「소도이식」이 있는데 소도를 이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체이식은 1966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1만건이상, 국내의 경우 10여건정도 시행됐다. 하지만 췌장은 부피가 커 수술을 성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처럼 치료에 한계를 가진 전체이식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소도이식술이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소도를 환자자신 혹은 뇌사자의 췌장에서 분리·배양해 간이나 콩팥 등에 이식하는 데 전체이식보다 간편할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반복시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도는 췌장중 1%를 차지하는 데 부피가 작고 세포수도 100만개 정도여서 크게 절개하지 않고도 복강경 등으로 시술할 수 있다. 하지만 소도이식은 첨단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분리작업은 의료진의 다양한 임상경험과 고도의 테크닉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임상경험이 풍부한 일부 전문의들만 제한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수술에 앞서 내분비내과와 일반외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전문의료진이 3년간 총26회에 걸쳐 예비실험을 실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교수는 『국내 최초로 다른 사람의 췌장세포 이식술이 성공함으로써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었던 만성 환자들이 완치의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면역거부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경우 돼지등 동물의 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이식술의 실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