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 농수산물도매시장 건설공사 재개

관리운영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으며 지난 7월15일 중단됐던 서울 서남권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설공사가 4개월여만인 지난달 18일부터 재개됐다.이에따라 이미 완공된 동남권(가락시장)과 동북권 (구리시장)에 이어 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7개구 320만 주민에게 싱싱한 농수산물을 공급하게 될 서남권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완공목표인 오는 2000년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1,988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12월 강서구 외발산동 96 일대 4만3,400여평에 조성키로 한 서남권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동부건설을 주간사로 LG건설과 포스코, 삼릉건설이 시공을 맡아 총 9개동(연면적 2만9,335평)으로 꾸며진다. 특히 기존 가락시장과는 달리 경매장을 중앙에 위치시키고 점포를 좌우 양쪽에 방사형으로 배치시킴으로써 경매와 분산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약 8%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서남권시장에는 영등포시장내 대형상인들이 설립 준비중인 4개 도매시장법인이 이전되며 현 농협영등포공판장도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서남권도매시장은 당초 결정된 4만3,000여평의 부지중 9,000여평에 수협이 92년부터 소매형태의 별도 수산물직판장을 추진하고 있어 기능과 외형면에서 도매시장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高시장이 서남권 시장의 운영방침을 기존 가락시장과 마찬가지로 경매제로 운용할 방침을 밝힘으로써 도매상제를 골격으로 하는 국민회의의 새 농안법개정 추진과 정면으로 위배돼 여당과의 마찰 또한 예상된다. 시는 당초 도매시장법인에 의한 경매제를 토대로 설계를 끝낸뒤 지난해 12월 공사에 들어갔으나 여당이 새 농안법 개정을 추진하자 시장운영방식을 재검토하기 위해 지난 7월 공사를 중단시킨 바 있다. 시가 기존 경매제에 대한 재검토를 하게 된 것은 경매제가 공개적인 가격결정과정을 통해 대량물량을 신속하게 처리할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통과정이 복잡해 거래시간이 길고 이에따른 물류유통비용도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당초 계획대로 경매제를 할 경우 큰 설계변경을 안해도 돼 즉각 공사를 재개한 뒤 필요한 부분별 수정이 가능하지만 도매상제일 경우 아예 새 설계가 필요할 뿐 아니라 20여억원 이상의 추가부담이 필요하다는 점 등 한 몫 했다. 도매상제는 지금껏 국내에 도입된 적이 없는 시장제도로 도매상이 직접 출하자로부터 농수산물을 수탁, 소매상등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거래과정이 비공개적이고 불투명해 생산 농·어민에게 불리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건설기획단 담당자는 『농수산물시장 건설의 궁극적 목표는 시민들에게 값싼 농산물을 제 때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남권 농수산물 도매시장 역시 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소비자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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