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가 두터움을 추구하는 것은 자기의 대마가 쫓기는 서러움이 싫어서이다. 그는 귀찮은 것을 몹시 싫어하며 난해한 전투는 되도록이면 피하는 방향으로 착상을 한다. 이러한 그의 경향을 파악하고 조훈현 같은 사람은 그와 대국할 때면 되도록이면 난해하고 복잡한 전투를 유도한다. 요다의 그러한 기질이 백52에 여실히 나타난다. 크기로만 따지자면 이수로는 참고도1의 흑1에 두어야 한다. 자체로 7집짜리 끝내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선수니 즐거움은 더하다. 흑은 2 이하 10으로 부지런히 안형을 갖추고 살아야 한다. 그 즐거운 수순을 버리고 요다는 실전보의 백52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염려했던 것은 참고도1의 흑12가(백11은 8의 자리 이음) 놓인 이후에 흑이 A로 젖히는 패를 감행하는 경우였다. 또하나는 실전보의 52로 두어야 장차 우상귀의 흑대마에 대한 압박이 강력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장쉬는 이 수(백52)가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세한 바둑이므로 다소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참고도1의 흑1로 가야 했다는 것이었다. 흑55는 97의 자리에 모는 선수를 확실히 한 수순. 흑99는 가장 효과적인 끝내기 수순. 우상귀는 장차 참고도2의 흑1 이하 5로 끝내기하는 것이 흑의 권리로 남았다. 자칫하다가는 긁어부스럼이 될 수도 있으므로 흑도 여간해서는 이 수순을 밟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