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엽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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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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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연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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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라."
직장을 다니면서, 혹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롭게 MBA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 하나 같이 하는 조언이다. 자신의 발전과 커리어 향상을 위해 MBA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뚜렷한 목표와 준비 없이 '한번 해볼까'하는 호기심이나 '가기만 하면 몸값이 오르겠지'라는 안일 함으로는 성취를 이룰 수 없는 곳이 바로 MBA이기 때문이다.
도전을 통해 보다 높은 성취를 일궈낸, 그리고 일궈내고 있는 MBA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말하는 MBA 결심 계기와 학교 생활, 조언을 들어봤다.
① 오성엽씨 (포스코 기술전략실 차장)-건국대 MOT MBA 재학
현장 업무하며 느낀 전문지식 충족
오성엽(47) 포스코 기술전략실 차장은 최근 늦깎이 공부에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랄 정도다.
지난 1989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20여 년간 쉴 새 없이 각종 엔지니어링 업무와 기술개발ㆍ품질향상ㆍ원가개선 등의 업무를 처리해 오면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 차장은 결국 올해 큰 결심을 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MBA를 공부하기로 한 것.
오씨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일하면서 엔지니어들이 R&D기술개발이나 방법, 산출물과 회사경영이익과의 연계성 등에 있어 전문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자연스레 '기술경영'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기술 혁신 전문 지식도 쌓고,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건국대 MOT MBA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배려를 해주는 편이지만, 회사일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오씨에겐 1분 1초가 아깝다.
오씨는 우선 잠자는 시간부터 줄였다. 하루 4~5시간 정도만 자고, 퇴근 후 매일 3~4시간 정도를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그나마 포항에 사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주말 고속버스 안에서조차 오씨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그는 "회사 업무에 출장, 회식 등을 고려하면 사실 이런 생활이 쉽지는 않다"며 "그러나 그 동안 의미 없이 보냈던 생활 습관을 공부하는 모드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모처럼 공부하는 모범된 아빠의 모습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건국대 MOT MBA가 기술경영 분야의 교육을 강화한 과정인 만큼 수업 내용이 오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다. 그는 "실제로 수업을 통해 선진국의 기업별 성공ㆍ실패 경영 전략, 시장 개발, 미래 시장 등 다양한 기술 혁신 경영 전략 사례를 배우고 토론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회사에서 적용ㆍ체험 하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즐거워했다.
한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생기'를 최근 다시 만끽하고 있다는 오씨는 "MBA를 고민하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열정이 크고 작은 성공을 만든다. 각자의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② 강홍철씨 (산업은행 투자금융실)-서울대MBA 졸업
제조업서 금융권으로 '직종 변경' 성공
강홍철(30)씨는 MBA를 통해 제조업에서 금융권으로 '직종 변경'에 성공한 케이스다.
학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2006년부터 국내 유명 IT업체에 입사한 강씨는 '체계적인 경영학 지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입사 후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경영학을 공부해서 체계화된 투자금융 업무를 하고 싶다'던 바람도 그를 MBA로 이끌었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회사를 그만두고 글로벌 금융 위기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모험 같기도 했다. 그러나 강씨는 2009년 과감히 사표를 내고 학교로 발을 옮겼다.
생활 패턴이 수험생 시절로 돌아갔다. 강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정규 수업이 진행됐고, 그 이후에 과제나 케이스 스터디를 하다 보면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학교에 있어야 했다"여기에 논문작성과 구직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일상이 매우 타이트해졌다"고 회상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 머리가 굳어서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도 했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틈틈이 조깅을 하며 체력관리를 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렇게 '체력적인 스트레스'와 '취업을 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부담'을 이겨낸 결과, 강씨는 올해 초 산업은행에 합격했다.
현재 산업은행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벤처투자 금융 업무를 하고 있는 그는 "재무회계, 재무관리, 기업재무, 투자론, 파생상품, 금융수학 등 기본적이고 깊이 있는 과목을 서울대 교수님을 비롯해 해외에서 초빙된 유명 교수님들과 함께 공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토론식 수업'을 통해 다양한 케이스를 다루면서 기업과 산업을 체계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게 된 것도 강씨가 뿌듯해 하는 이유다.
강씨는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다"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MBA가 필요하다면, 그리고 '왜 MBA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꿈을 향한 도전을 함께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행운의 메시지를 전했다.
③ 전혜연씨 (LG전자 마케팅팀)-성균관대 SKK GSB MBA 졸업
과제 수행하며 맺은 동료들과 끈끈한 인연도
지난 2월 LG전자 마케팅팀에 입사한 전혜연(28)씨는 요즘 회사 생활이 행복하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면서 해외 마케팅을 주 업무로 하는 전씨는 전시회 홍보 전략 수립부터 카탈로그 제작, 해외 시장조사에 이르기까지 업무량이 방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씨는 "하고 싶었던 일이고 특히 MBA에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전씨는 지난 2007년 모 호텔에 입사해 컨시어지 및 객실영업 업무를 담당했다. VIP를 관리하고 패키지 상품을 판촉하는 일이 주업무였다. 전씨는 "당시 호텔에서 영업활동을 하다 보니 마케팅과 전략기획 업무를 하고 싶었다"며 "비록 학부 때 호텔경영을 전공했지만, 경영학 지식이 많이 부족했고, 한창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지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전씨는 고민을 거듭하다 2008년 성균관대 SKK GSB 글로벌 MBA에 입학했다.
새로운 생활에서의 관건은 시간 관리(time management)였다. 사례 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면 하루가 너무 짧았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제를 많이 내줬다"고 기억하는 차씨는 "협력이 답이었다"고 말한다. 뜻이 맞는 동료 학생들과 팀을 구성해서 과제 준비나 사례 분석을 한 것이다. 인텐시브한 MBA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동료 학생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씨의 조언이다. 단순히 '과제 수행'을 떠나 나중에 이렇게 인연을 맺은 동료 학생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전씨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당시 '협력 동지'들과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MBA과정을 밟으면서 국내에 MBA 취업시장(job market)이나 지원이 부족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MBA 이후 직업을 얻는 것, 즉 커리어 전환을 통해 메이킹 머니(making money) 하는 것인데 아직 국내 MBA는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기업들의 인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MBA를 '봉'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따끔하게 조언한다. 이어 "MBA를 했다고 해서 커리어 전환이나 연봉 인상 등 원하는 바를 100% 충족시키기 힘들다"며 "MBA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고 싶은지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학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