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주전박탈 음모 ‘날벼락’

`주전 박탈`이라는 엄청난 음모가 최희섭(24ㆍ시카고 커브스)을 향해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최희섭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1루수 자리를 팀 내 경쟁자인 에릭 캐로스가 아닌 500홈런의 주인공인 라파엘 팔메이로(3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차지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텍사스 지역언론인 댈러스 모닝뉴스는 15일자(현지시간)를 통해 “텍사스가 포스트 시즌 진출이 힘들 것으로 판단, 외야수 후안 곤살레스(연봉 1200만달러) 칼 에버렛(915만달러)와 함께 1루수 라파엘 팔메이로(900만달러)의 거액 연봉자들의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담당인 션 호간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팔메이로가 시장에 나온다면 오클랜드, 몬트리올과 함께 시카고 커브스 구단이 관심을 갖고 쟁탈전에 뛰어 들 것이라는 것. 팔메이로는 최희섭과 같은 좌타자로 메이저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이며 15일(한국시간) 현재 통산 504홈런을 기록중이며 2003시즌 타율은 2할7푼5리(14홈런, 40타점)이다. 지난 5월11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19번째로 개인통산 50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2003시즌 시카고 커브스는 1루수 자리에 좌타자인 최희섭과 우타자인 캐로스를 번갈아 기용(플래툰 시스템)하고 있다. 팔메이로가 시카고 커브스에 올 경우 최희섭(2003시즌 타율 2할4푼4리ㆍ 홈런7개ㆍ 22타점)과 캐로스(타율 3할4리ㆍ홈런6개ㆍ13타점) 모두 무게감과 경험, 지명도에서 밀리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게 되는 팔메이로는 계약상 텍사스 구단측의 트레이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댈러스 모닝뉴스는 텍사스 구단이 `반 시즌 정도 타구단에서 뛴 뒤 다시 텍사스로 불러 들인다`는 안을 제시할 경우 팔메이로가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시카고 커브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이 눈앞에 닥칠 경우 월드시리즈을 위해 7월말 이전에 팔메이로를 잡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렸던 지난 2001년 7월에도 탬파베이에서 1루수 프레드 맥그리프를 데려온 바 있다. 만약 돈을 위해 간판타자를 트레이드 형태로 빌려주려는 텍사스구단과 성적에 목을 맨 시카고 커브스 구단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면 최희섭이 희생양으로 내 몰리게 된다. 최희섭이 주전자리를 지키려면 뇌진탕의 충격 속에서도 끝까지 볼을 놓치지 않았던 지난 8일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를 악물고 펄펄 날아야 한다. <시카고=노재원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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