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은 필요없다.
승자가 모든 것을 취하기 때문이다.
날로 격해가는 시장환경에서 업체간 1위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등이라 하면 해당업종에서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실상부한 넘버원프리미엄과 상징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래서 당연히 모든 업체들이 1위를 꿈꾸지만 물론 모두 달성할 수 는 없다. 2,3,4등이 있어야 당연히 1등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원한 강자가 없듯 2,3등은 늘 호시탐탐 1위를 노린다. 당연히 승자로 등극하기 위한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업체인 네슬레는 국내에서 10년 넘게 적자를 보고 있는데다 주력사업인 커피에서도 경쟁사인 동서식품의 맥심커피에 65대 35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네슬레가 최근 커피영업과 판매조직을 라면업계의 지존인 농심에 이관하는 대 수술을 단행했다. 만년2위의 한국네슬레가 1위로 올라서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 농심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또 외식업계에서도 수년간 1위를 고수하던 T.G.I.프라이데이스에 아웃백스테이크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며 1위를 위협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공세적인 점포확장으로 올 상반기만 5개 점포를 신규 출점, 총 28개의 점포에서 400억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선두인 T.G.I.프라이데이스를 앞선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지난달까지 총 25개 점포를 출점, 이미 점포수에서 아웃백스테이크에 1위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또 벌써 수년째 1~3%의 근소한 차이로 해찬들의 태양초와 대상의 순창이 격돌하고 있다. 대상은 한국인의 매운맛이라는 슬로건을 써가며 1위업체인 해찬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어 대상은 간장시장에서도 1위업체인 샘표가 혼합간장임에 착안, 100% 양조간장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시장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같이 1등 기업을 수성하는 것도 역전시키려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경쟁은 영원히 계속 되기 때문에 한때의 노력으로 일등 기업이 된다 해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금방 뒤처지고 마는 게 세상 이치다. 끝이 없는 경쟁인 셈이다. 계속되는 경쟁속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이미지 사이의 공통분모를 찾고 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야 기업의 장래를 책임질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동시에 1등 기업을 지키거나 1등 자리를 넘볼 수 있다. 1등이 모든 것을 취한다는 것은 비정한 브랜드 경쟁에서도 가슴깊이 되새겨야 할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정록(생활산업부 차장)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