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이틀째를 맞아 미국은 21일 공중전(戰)ㆍ지상전(戰)ㆍ심리전(戰)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는 입체전략을 펼쳤다.
이라크 국경을 넘어선 연합군은 교전과 함께 일부 이라크 군의 항복을 받아냈다. 그러나 연합군도 첫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미국은 공중전ㆍ지상전과 함께 심리전 등 후방 교란 작전도 정밀하게 펼쳤다.
◇지상전 돌입= 20일 저녁 10시경(현지시각) 전격적으로 쿠웨이트 국경을 돌파한 미국과 영국의 병력규모와 구성은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미 제1 해병원정대와 제3보병사단, 영국 해병 특공대가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밤 8시부터 비행기를 동원한 폭격과 함께 자주포와 다연장 로켓포를 동원해 미군은 사막 국경너머 이라크 진지에 수천발의 포탄을 쏟아 부었다.
연합군은 이라크 진격 중 큰 저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미 제3 보병사단은 단 한차례의 교전도 없이 목표지점까지 진격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CNN방송은 20일 미 육군 7기갑연대가 쿠웨이트 국경지역에서 이라크 장갑차등 차량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현지에 파견된 기자를 통해 미 제1해병원정대가 이라크 장갑차 2대를 포위하고 파괴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공습 = 바그다드에 대한 공습도 이어졌다. 미 관리들은 20일 지중해 등에서 20여기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또 항공모함 에브러햄 링컨호에서 발진한 7대의 전폭기들도 바그다드 폭격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미군관리들은 그러나 이번 공습이 국방부가 계획 중인 대규모 공습의 시작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라디오 방송은 미군의 공습 목표물 중에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데이 후세인의 집이 포함됐다고 밝히고 공습으로 이라크 병사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후방 심리전도 치열= 후세인 정권과 이라크 국민을 분리시키려는 미군의 심리전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20일 “이번 전쟁은 이라크 시민들을 독재자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뒤 “후세인 측근 중 상당 수가 독재자로부터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럼스펠드의 발언이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는 이라크인들을 회유하기 위한 심리전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전쟁 개시와 함께 확보한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이라크 군인과 시민들을 설득하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미군들도 헬기 등을 통해 항복조건을 담은 전단지를 뿌려대고 있다.
◇잇따르는 이라크군 항복, 미군도 피해 발생= 연합군의 대규모 바그다드 공습이 개시된 가운데 이라크 국경지역의 핵심 항구인 움 카스르 지역에서 수백명의 이라크 군대가 항복했다고 쿠웨이트 국영 KUNA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쿠웨이트 군사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주장했으나 이라크 국영TV는 움 카스르 항구가 적의 수중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이를 일축했다.
또 프랑스 소속 AFP 통신은 21일 이라크군 25명이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미국에 항복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본격적인 지상전이 벌어지면서 미군 피해도 발생했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국경지역에서 작전중이던 헬기가 추락, 미군 16명이 사망했으며 헬기는 이라크 공격이 아닌 기계 결함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