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분리주의 무장 세력과 우크라이나 보안부대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유럽 각국은 러시아를 분리주의 세력의 배후로 지목하며 도발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무장 세력의 동부 도시 정부청사 점거의 배후는 러시아로 의심된다”며 “러시아는 사태를 악화시키고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문제해결을 막는 도발을 단념해야 한다”고 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슬라뱐스크에서 벌어진 유혈 충돌을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집결시킨 군대를 물리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권을 지지한다”며 “경찰서를 점령하고 검문소를 설치한 분리주의 세력의 무력 도발로 사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감시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관계자도 이번 사태에 러시아군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 역시 “무장 세력이 같은 종류의 소총으로 무장한 점 등에 비춰보면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지휘 아래 발생한 듯하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슬라뱐스크를 비롯해 북부 도시 크라스니리만과 크라마토르스크 등에서도 분리주의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와 관공서를 장악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친러시아계 시위대는 분리 독립과 연방제 채택을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진압부대와의 무력 충돌 격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EU 외무장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14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