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상반기 실적호전 속에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 전체에 대한 고강도 스트레스테스트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이미 유동성 부문에 대해 1차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10월께 미국 금리인상 영향 등을 점검하는 2차 스트레스테스트를 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16일 "기업 실적 등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은 높아 증권사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이 최근 전자단기사채 등을 대거 발행하고 있는데 유동성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들을 가정해 대응능력을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는 예외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감독당국이 부여한 후 손실이나 충격에 각 회사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요한 건전성 평가 조치다. 증권사들은 올 들어 지수 및 거래량 급등으로 실적이 좋아지자 영업 및 자산운용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3·4분기 증권사의 전자단기사채 발행은 78조2,00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 2·4분기에는 166조1,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금감원은 지난 6월 말 경영상태를 기준으로 한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위해 50여개 전체 증권사에 자료를 요구해 취합 중이며 9월 말을 기준으로 미국 금리인상 등 해외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는 2차 테스트를 10월께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유동성이나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들에 '컨틴전시 플랜(긴급사태 시 대응계획)' 강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운용 취약성이 심각한 곳은 자본확충 등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이는 매우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