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권 승계' 비상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소리 촉각속
순환출자외 마땅한 대안없어 고심

재계 '경영권 승계' 비상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소리 촉각속순환출자외 마땅한 대안없어 고심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재계는 삼성 이슈에서 촉발된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외환위기(IMF) 직후와 같이 다시 한번 재계 전체로 번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순환출자를 통한 그룹 지배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던 대기업들은 자체 기업지배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전면 재점검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순환출자.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 38.67%를 보유하고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8.19%를, 현대모비스는 다시 현대차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의 순환출자로 5.21%의 현대차 지분을 보유한 정몽구 회장이 30여개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SK그룹도 마찬가지다. SK㈜→SKC→SK케미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0.89%의 SK㈜ 지분을 가진 최태원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쥐고 있다. 4대그룹 중 가장 먼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며 GS그룹과 분리한 LG그룹은 일단 순환출자의 족쇄에서는 벗어나 있다. 주요 그룹들은 순환출자가 기업지배구조 개선 요구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당장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으면 되지만 상장사의 30%, 비상장사의 50%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실탄 마련이 만만치 않다. SK그룹은 궁극적으로는 에너지와 통신을 기반으로 한 사업지주회사로 가야 하지만 당장 지분 확보가 어려운 만큼 대응책으로 계열사 독립경영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공유한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도 투명경영원칙 등을 세워 불필요한 계열사간 출자 등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순환출자가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라는 건 알지만 경영권 방어와 자금문제 등이 있는 만큼 급격하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에버랜드 판결이 대기업들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잇따라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던 2ㆍ3세 경영인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에버랜드 판결로 편법ㆍ상속 증여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만큼 증여나 상속보다는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로 모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상속세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가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 상장 물류회사인 글로비스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현대ㆍ기아차의 지분을 확대,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상장을 통해 신동빈 부회장이 자금을 마련,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인 롯데호텔ㆍ롯데알미늄 등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5/10/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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