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2차 전지 분리막 특허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해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시킨 LG화학의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이 앞서 개발된 기존의 분리막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연평균 29.1% 성장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2차 전지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적재산권 소송분쟁의 경우, 그 결과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좌우될 수도 있다. LG화학이 특허심판원의 결정이 있자마자 상급기관인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의 2차 전지 분리막 특허분쟁은 LG화학이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2차 전지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상대로 등록무효심판을 신청했다.

기업에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법무법인 화우의 지적재산권팀은 SK이노베이션의 법률적 대리인으로 특허심판원을 설득했다. 좌장인 김원일 변호사(49ㆍ사법연수원 23기ㆍ사진)를 비롯해 홍동오ㆍ이세정ㆍ전소연ㆍ여현동 변호사, 강현수 변리사 등이 힘을 보탠 결과다.

김 변호사는 1996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1998년 법무법인 우방에 입사하며 변호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화우 지적재산권팀을 이끌며 굵직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일본 토넨(Tonen)사가 SK에너지를 상대로 제기한 분리막 특허침해소송에서 SK에너지를 대리해 승소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이 사건은 2008년 10대 기술방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10년에 걸친 킴벌리클라크와의 기저귀 특허권 분쟁에서 LG생활건강을 대리해 승소했으며, 전 세계 반도체 평탄화공정(CMP)용 연마패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미국의 롬앤하스사가 국내 SKC를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현재 김 변호사를 비롯한 화우 지적재산권팀은 LG화학이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법리 다툼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화학이 특허법원에서 질 경우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SK이노베이션의 승소가 확정되기까지는 1~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