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스카우트 자제" 조선업계 '신사 협정'

9개社 첫 '고용질서 확립 확약서' 작성


대형 조선업체들이 무분별한 인력 스카우트를 막기 위해 ‘신사협정’을 맺었다. 27일 한국조선공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현대삼호중공업ㆍ한진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ㆍSTX조선ㆍSLS조선ㆍ대선조선 등 9개 사) 대표들은 최근 업계 고용질서를 확립하자는 취지에서 ‘고용질서 확립 확약서’에 각각 서명한 뒤 이를 협회에 제출했다. 지금까지 업체들이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확약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조선업체는 확약서에서 조선업체간 인력 스카우트 및 협력회사간 무질서한 인력이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업체별로 장단기 인력수급계획에 따라 인력을 스스로 양성, 관리하는 관행을 확립하기로 했으며 건전한 인사노무 관리를 도모해 업계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공동 협조하기로 했다. 확약서는 9개 조선업체 인사 담당 부서장들이 지난 6일 부산의 한 호텔에 모여 작성한 뒤 각사 대표들의 서명을 받아 협회에 전달했다. 이들 부서장은 27일 자리를 같이해 협약 준수 여부와 효율적인 인력양성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앞으로 분기마다 정례적으로 모임을 갖기로 했다. 또 9개 사 사장단도 오는 4월 초 회동을 갖고 인력난 등 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A사 인사 담당자는 “최근 중소형 조선소 건립이 잇따르면서 기술인력을 비롯해 기능인력을 빼내가는 정도가 도를 치나쳤다는 판단 아래 업계 자정 차원에서 협회 회원사들이 협약을 맺었으며 앞으로도 인사 담당자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말했다. 조선업계의 인력 스카우트 문제가 협회 차원에서 다뤄진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몇몇 조선업체에 공문을 보내 인력 빼내가기를 자제해달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에 앞선 지난 2004년에는 김징완 당시 조선공업협회 회장이 회원사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9개 사가 의견을 모아 고용질서 확립을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의는 그동안 각계에서 우려했던 조선업계 인력난이 눈앞에 다가왔으며 실제 일부 조선소에서는 무분별한 스카우트 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조선 빅3도 최근 극심한 스카우트전에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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