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컴퓨터 업체들의 중국진출은 지난 9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338억달러에 달하는 타이완 전체 PC하드웨어 제조업체 매출중 29%가 중국 현지공장에서 발생했다.이같은 현상이 최근의 지진으로 인해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업체들은 언제 다시 지진이 발생할지 모르는 타이완에서 생산시설을 복구하기 보다는 이참에 아예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싼 중국으로의 설비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최대 컴퓨터 부품회사인 에이서는 지난달 광주에 3,000만달러 규모의 조립라인를 갖추고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또다른 대형 컴퓨터 부품업체인 아우스텍 컴퓨터도 지난주 상해 인근에 2,400만달러를 투자, 서킷보드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아우스텍 컴퓨터, 컴팰 일렉트로닉스 등도 상하이(上海) 인근에 신규공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유치노력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타이완정부는 산업공동화를 우려해 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업체들의 중국행을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원가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
한편 미국은 타이완의 첨단산업이 중국으로 넘어가 군사용 기술로 응용되거나 대중국 무역적자확대를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백재현기자JH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