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촉진 위해 부채비율 높여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 부진이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부채 축소의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자본비용이 기업 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현재의 자본 구조에서는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동기가 크지않다"며 "부채비율을 높여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줄이면 과잉 유동성을 생산 부문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연속 상장된 276개 비금융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WACC는 외환위기 이후(1999~2004년) 12.1%로 외환위기 이전(1991~1996년)의 11.9%보다 높아졌다. WACC는 타인자본(부채) 비용과 자기자본 비용을 가중평균한 값으로, 외환위기이후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에 비해 비용이 낮은 타인자본의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전체 자본비용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업은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투자로 창출될 미래 현금흐름을 이 WACC로 할인해 현재 가치를 구하고, 이것이 투자비용보다 커야만 실제로 투자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WACC가 높아질수록 기업들은 더욱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들 기업의 투자수익률(ROIC) 역시 외환위기 전 6% 수준에서 외환위기후 4.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상장기업들의 WACC는 큰 폭의 금리 하락에도 불구, 외환위기 전보다 소폭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채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야하며, 기업의 부채비율을 200% 정도 수준까지 높일 경우 WACC가 낮아지며 투자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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