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원유시장 안정에 올인"

"급한 불부터 끄자" 정상회담 핵심의제로 부상
충분한 정보제공 통해 투기세력 차단 의지
환율문제는 성명서 초안서 언급조차 안돼
기후협약도 美반대로‘행동계획’에 그칠듯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이 G8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바꿔 놓았다. 지난 주 유가가 사상 최고인 배럴당 60.95달러까지 치솟는 등 오일 쇼크 우려가 커지면서 G8 정상들은 기후 협약이나 아프리카 지원 등의 문제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특히 그동안 관심을 끌었던 위앤화 절상 등 환율문제도 최근의 유로화 약세로 긴박성이 떨어진 점을 감안해 성명서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시장 안정에 올인= G8 정상들이 사상 최고치를 오르내리는 유가 안정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너무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 회담의 의미는 정상들이 원유 시장에 정기적으로 비축량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데 있다. 비축량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 투기 세력을 차단하겠다는 의지표명이다. 또 충분한 생산과 정유능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산유국과 석유기업, 소비자 모두의 공통 관심사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원유 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공조 시스템 구축에 산유국들이 얼마나 협조할 지가 불투명한데다, 협조를 받아낸다 해도 시스템 구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당장 유가가 안정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환율문제는 뒷전으로 밀려= 영국 블레어 총리의 초청으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옵서버 자격으로 이번 회담에 참여하면서 위앤화 절상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논의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그 동안 제기돼왔다. 그러나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위앤화 절상은 물론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코멘트도 없다. 이와 관련 G8 회원국의 다수를 차지하는 유럽의 통화가치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유럽 정상들이 지금 단계에서 환율 문제를 걸고 넘어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한 자극이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잇달아 위앤화 절상 문제는 ‘중국 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기후 변화 문제는 행동 계획에 포함=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은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미국에 온실가스 억제를 위한 교토의정서 비준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G8 국가 중 유일하게 교토의정서를 거부해온 미국이 자국의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기후 변화 문제는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고 별도 행동 계획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행동 계획은 회원국간 합의를 이룬 내용이 담긴 성명서와는 달리 각국의 개별적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을 주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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