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5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주된 이유로 지적됐던 엔화약세가 빠르게 진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도공세가 지속되고 있어 시장이탈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외국인들은 지난 20일부터 연5일 매도우위를 이어가며 26일 현재까지 3,200억원이상을 팔아치웠다. 엔화약세현상이 급격히 둔화된 25일에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도규모가 878억원으로 커졌고, 엔달러환율이 120엔대로 올라선 26일 역시 1,000억원 가까이 팔았다.
최근과 같은 외국인 매도공세는 엔화움직임만 놓고 보면 전혀 뜻밖의 돌발변수이다. 24일까지만 해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외국인 매도세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던게 사실이다. 외국인 매도는 한국통신의 해외DR 청약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엔화약세가 누그러졌는데 되레 외국인의 매도강도는 높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이전의 외국인 투자패턴과 엔화움직임과의 상관관계가 들어맞지 않고 있는 것은 엔화움직임에 우선하는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미국 증시 급락을 꼽을수 있다. 만에 하나 미국증시가 거품이 꺼지는 초기단계로 앞으로 추가하락한다면 미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세계경제에 악재가 될수 있다고 외국인들이 판단하고 매도에 나설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남미와 러시아의 금융시장 불안감도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의욕을 수그러들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하고 있어 금리인상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외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외국인들이 국내증시를 떠나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하지만 미국 증시 및 경제상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이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외국인 매도는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