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시장 '조류 인플루엔자 쇼크'

닭 살처분 증가 예상따라 콩·옥수수값 급락
재보험사도 사망자 발생 대비 캣 본드 추진
中서 감염·사망후 한국등 인접국 불안 확산


곡물시장 '조류 인플루엔자 쇼크' 닭 살처분 증가 예상따라 콩·옥수수값 급락재보험사도 사망자 발생 대비 캣 본드 추진中서 감염·사망후 한국등 인접국 불안 확산 최윤석 기자 yoep@sed.co.kr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곡물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AI 감염으로 두 명이 사망하는 등 AI가 확산되자 이로 인한 닭 살처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콩(대두)과 옥수수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또 재보험회사들도 사망자 발생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해채권(캣 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콩 1월물 가격은 중국의 AI 사망자 발생이 악재로 작용하며 부셀(약 25.4kg) 당 15센트 이상 빠지며 5.76달러를 기록했다. 콩과 함께 조류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역시 이날 부셀 당 15센트 하락하는 등 AI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피맛의 애널리스트 댄 케칸더는 "중국에서 AI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며 "일단 시장에 AI 관련 불안이 재료로 작용한 이상 앞으로 상당기간 AI는 곡물시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확산에 따른 보험사들의 보험금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재보험회사들의 전염병 관련 캣 본드 발행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캣 본드는 채권 만기까지 특별한 재해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일반 채권 보다 더 높은 이자 소득을 지불하되 만기 이전 재보험회사들의 피해가 일정 규모 이상을 넘어설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으로 이를 공동 부담하는 채권이다. 캣 본드는 그 동안 주로 허리케인이나 테러 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해 발행돼 왔지만 최근 AI 관련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보험회사들이 전염병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구조의 캣 본드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채권 담당자 쉬브 쿠마르는 "재보험회사들이 AI 등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 보험금을 보전하기 위해 캣 본드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카트리나로 인해 캣 본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람이 AI에 감염된 사례가 3건이나 확인된 이후 한국을 비롯한 인접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17일 후베이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AI가 추가 발생해 발생 지역이 총 13곳으로 늘어 중국에서 '제 2의 사스'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AI 바이러스가 추운 겨울에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어 곧 겨울이 다가오는 중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AI에 감염될 가능성도 크다"며 중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입력시간 : 2005/11/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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