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이번주로 예정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앞다퉈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자금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약국체인인 월그린을 포함해 모두 14개 기업들이 19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8일 이후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유럽 기업들은 올 들어 최대 규모인 78억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여러 대형 이벤트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2~1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회의(FOMC)가 예정돼 있다. 유럽에서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유로안정화기구(ESM) 및 신(新)재정협약의 위헌 여부 판결이 나오며 네덜란드 총선도 실시된다.
또 최근 각국의 저금리 기조와 회사채 조달금리 하락 등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뱅코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만기 1년 이상, 신용등급 'BBB'나 'Baa3' 이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고수익채권지수는 7일 3.837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소재 RS인베스트먼트의 롭 크리민스 머니매니저는 "아직까지는 회사채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면서 "기업들은 이번주로 예정된 대형 이벤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피하고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시기를 맞추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