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국회의원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김종원 서울시 버스조합이사장에게서 30억원을 받아 챙긴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74)씨와 브로커인 또 다른 김모씨를 1일 구속했다.
김옥희씨는 김 여사의 친언니 행세를 하며 브로커 김씨와 함께 지난 2~3월 세 차례에 걸쳐 김 이사장에게서 수표로 30억원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평소 이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던 것으로 확인돼 의혹은 점차 증폭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 심사에서 김용상 영장전담판사는 “범죄소명이 있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옥희씨를 김 여사의 친언니인 줄 알고 공천을 부탁했지만 결국 공천되지 못했고 나중에 친언니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지만 이와 관련한 의혹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제각기 달라 조사를 더 진행해봐야 당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한편 수표 추적을 통해 김 이사장이 넘긴 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김옥희씨와 브로커 김씨는 김 이사장에게서 30억원을 받은 후 공천에서 탈락하자 25억원을 돌려줬으며 5억원은 대부분 회사 운영 경비나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김옥희씨와 공범인 또 다른 김모씨에 대해 사기 혐의를 적용하고 있지만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공천 시도 의혹과 이에 따른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공직선거법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 이사장은 2002년 7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할 때 도움을 주며 친분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이사장은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