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5월 13일] 새로운 기회, 기후변화

날씨 변화가 유난스러운 요즈음, 가까운 주변의 환경변화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여의도에도 벚꽃 구경을 나온 상춘객들로 봄기운이 절로 느껴지는가 하더니 난데없는 눈 구경을 하는가 하면 기상관측 이래 4월 중 최저기온을 기록했고 5월 들어서는 봄꽃들이 채 피고 지기도 전에 초여름이 불쑥 찾아온 느낌이다. 한반도의 사과ㆍ복숭아 재배단지가 북상하고 온대성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그런지 최근의 급격한 날씨변화가 그저 단순한 계절변화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전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생활에 큰 피해를 야기한다고는 듣고 있었지만 설마 내가 주위에서 그런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될까 싶었다. 잦은 비 소식과 급작스런 날씨변화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고 이에 따른 생활물가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를 들으니 매년 전세계 국가총생산(GDP)의 5~20%에 해당하는 경제손실이 기후변화로부터 발생한다고 하는 영국의 스턴 보고서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이러한 기후변화 문제,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전세계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또한 대처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다행이고 또 바람직한 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6위에 달하는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목표를 지난 2005년 대비 4%로 설정하고 정부차원의 목표관리에 임하고 있다. 특히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하는 녹색성장에 정책목표를 두고 범국가적 노력을 통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은 발상의 전환으로 국민경제의 앞날을 밝게 하는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거래소도 이러한 정부 움직임에 동참, 코스닥시장의 경우 녹색성장 기업 상장시 우대해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녹색성장 기업을 필두로 중소ㆍ벤처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봄꽃'이 활짝 만개하도록 함으로써 그린이코노미 시대의 알찬 열매를 잉태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하고 싶다. 단순한 날씨변화를 확대 해석한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기후변화라고 하는 전세계적 고민거리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봄볕 속에 쑥쑥 자라나는 푸른 잎들처럼 우리 경제의 활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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