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홍콩당국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갔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한국인 남성을 거짓 정보제공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윙만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 도착해 버스로 중국 광둥성까지 이동했다가 현지에서 메르스 의심 증세로 격리돼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 K씨가 홍콩을 다시 찾을 경우 기소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코 국장은 메르스 대응책 논의를 위해 열린 특별회의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 등 공항 의료진의 관련 질문에 K씨가 거짓말을 했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율정사(홍콩 법무부)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조건과 증거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오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콩 보건당국은 K씨가 홍콩 공항에 도착했을 때 열이 있고 기침을 해 공항 내 의료진이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와 메르스 환자가 있는 의료시설에 갔는지 등을 물었지만 K씨가 모두 부인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K씨는 지난 2일 한국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메르스 관련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며 거짓말 의혹을 강하게 부정했다. K씨는 지난달 16일 메르스 감염자인 아버지를 병문안해 4시간가량 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