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기자금 달러 적극 매입

원·달러환율 상승대비 역외시장서 8·9월 42억弗사들여
국내은행간 하루평균 외환거래도 늘어 85억弗


국제 투기자금들이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 역외 NDF에서 두달 동안 42억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세력은 원ㆍ달러 환율이 오른 즉시 이익실현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결과 NDF시장 거래규모는 국내 외환시장의 절반 규모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3ㆍ4분기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8억달러 순매도에 나섰던 비거주자들이 NDF시장에서 8월 24억7,000만달러, 9월 16억9,000만달러 등 두달 동안 42억달러의 순매입에 나섰다. 이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감이 줄어든데다 글로벌 달러강세에 따라 엔화환율 상승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NDF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를 하는 세력은 씨티ㆍ체이스맨해튼 등 투자은행뿐 아니라 조지 소로스씨의 퀀텀펀드와 모델펀드 등 단기 투기성 자금들이다. 이들은 하반기 들어 NDF시장에서 달러화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투자은행들이 대외적으로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달러약세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달러강세에 맞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역외 헤지펀드들은 지난 12~13일 동안에도 달러를 대거 매입한 뒤 14일 다시 대량 매도해 원ㆍ달러 환율이 1,048원대에서 밀리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비거주자들의 NDF 거래규모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외환시장 거래규모의 절반을 육박하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중 비거자주의 NDF 순매입 규모는 34억달러로 국내 은행간 외환거래 규모(현물환기준 47억달러)를 따라잡고 있다. 오재권 한국은행 외환시장 팀장은 “지난해 11월 원화환율이 급락한 후 별로 활동을 하지 않던 역외가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역외 거래규모는 국내 외환시장의 절반 정도지만 실제 미치는 영향력은 80~90% 가량에 달해 사실상 역외거래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은행간 시장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는 전분기보다 4.9% 늘어난 85억4,000만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97년 이후 가장 컸다. 거래형태별로 국내기업들의 헤지 수요 확대 등을 반영해 파생상품과 선물환거래가 각각 38.5%, 16.7% 급증했으며 현물환 거래도 5.4% 늘어났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과 엔화환율간의 상관계수는 전분기의 0.81에서 3.4분기에는 0.49로 급락, 두 환율간의 동조화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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