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절상 속도조절 나설 것"

관리변동환율제 전환 후 위안화 꾸준한 강세


중국 정부가 지난달 위안화 환율 결정 방식을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후 위안화는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을 대세로 보면서도 중국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에 줄곧 강세를 보이던 위안화는 이번주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9일 달러화에 고정된 위안화 환율제도를 폐기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후 22일 현재까지 위안화는 달러화에 비해 0.61% 절상됐다. 지난달 18일 위안화는 달러당 6.8275위안(인민은행 고시환율 기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 16일 6.7718위안을 기록하며 0.81% 절상됐지만 이번주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이날 현재 6.7859위안에 이른다. 싱가포르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1년 선물 가격도 16일 현물가격과의 차이가 1.67%에 달했지만 이날에는 1.07%로 줄어들었다. 이는 시장에서 1년 후에 위안화 가격이 1.07%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대표처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당국이 하반기 수출 둔화 등에 대비해 위안화 절상의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위안화는 2~3%가량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수출호조에다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한편 경기 둔화에 따른 원자재 수요 감소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섣불리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통화바스켓제도로의 전환을 선언한 만큼 유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오히려 위안화가 절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엄격하게 통화바스켓제도를 운영해 달러화 외에 유로화 가치를 환율 산정에 포함시킬 경우 앞으로 3개월간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3%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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