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0월4일] 후터스


‘팔등신 미녀와 속삭이고 춤도 춘다.’ 유흥업소가 아니라 대중음식점이다. 미국 ‘섹스어필 레스토랑’의 모습이 바로 이렇다. 출발 단계인 우리와 달리 17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여성의 성적 매력을 노골적으로 영업에 활용하는 음식점이 등장한 것은 1983년 10월4일. 플로리다에 후터스(Hooters) 본점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놀기 좋아하던 친구 6명이 19만5,000달러로 세운 후터스의 모토는 ‘맛 있고 재미도 있는 레스토랑.’ 메뉴는 햄버거와 닭날개, 포도주와 와인으로 다른 곳과 같았지만 짧은 반바지와 깊게 파인 민소매 상의를 입고 음식을 나르고 음악에 따라 고객과 춤도 추는 후터스 걸들의 서비스에 사람이 들끓었다. 고객의 70%를 차지하는 남성들은 말 그대로 후터스(본뜻은 올빼미ㆍ야유, 속어로 경적ㆍ가슴)처럼 아가씨들의 가슴을 감상하며 늦게까지 소리지르며 놀았다. 장사가 잘되니 얼마 안 지나 짝퉁 업체가 줄을 이었다. 가슴과 식당의 철자를 조합한 ‘브레스토랑(brestaurant)’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경쟁과열과 성(性)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도 후터스는 성장일로를 걸었다. 풋볼팀의 응원단(치어리더) 출신으로 후터스 걸을 채용하는 ‘수질관리’와 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한 덕분이다. 햄버거를 팔아 번 돈으로 지역 항공사와 호텔도 사들였다. 최근 항공사가 정기운항을 중단했지만 후터스는 고공비행을 지속 중이다. 미국 내 매출만 연간 9억달러. 세계 20개국에서 435개 가맹점이 영업 중이다. 오는 12월에는 서울 압구정동에도 지점이 생긴다. 막 영업을 시작한 국내 브랜드와의 한판경쟁이 예상된다. ‘밤업소’ 판정을 받을 만한 영업 요소를 떳떳하게 대낮으로 옮겨 급성장한 후터스가 과연 한국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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