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2.4분기에 반도체, LCD, 휴대전화 등 3대 주요사업 부문에서 모두 고전하며 실적 부진을 나타났다.
분기 영업이익은 3년만에 처음으로 1조5천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유가, 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최근 산업계의 고질적인 삼중고에 더해반도체, LCD, 휴대전화 등 주요제품의 가파른 가격 하락에 따라 실적악화의 골이 깊게 패였다.
그러나 당초 예상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추가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어하반기에 실적 개선의 속도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영업이익 3년만에 1조5천억원 하회 = 14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영업이익은 약 1조4천2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 대비 12% 각각 하락했다.
이로써 영업이익은 2003년 2분기 1조1천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1조5천억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은 대외 환경 악화 등 여건을 고려한 증권가의 예상치(1조2천800억원)보다는 1천억원 이상 상회한 것이다.
매출은 14조1천1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 전분기 대비 1%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1조5천1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 20%나 곤두박질쳤다.
실적 하락세는 반도체, LCD, 휴대전화 등 `삼두마차'는 물론 디지털미디어와 생활 가전 등 전부문에 걸쳐 나타났다.
반도체 부문은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LCD 부문은 대형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 휴대전화 부문은 신제품 출시 지연 등의 영향이 컸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매출은 4조4천2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1% 감소한 9천800억원에 머물렀다.
D램은 비교적 시황이 좋아 512MB DDR2 '비트 성장률(bit growth)'이 1분기 10%에서 2분기 60%로 뛰어올랐으나, 낸드플래시의 비트 성장률은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LCD 부문도 매출 2조8천5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0.6%나 감소한 7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LG필립스LCD가 무려 3천7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흑자기조를 잇고 있는 것으로 차별화된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7%, 12.8%씩 하락한 4조2천800억원과 4천50억원을 나타냈다. 전략 모델의 출시가 다소 늦어져 2분기 중후반에 집중된 때문이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2천630만대로 전분기 대비 9% 하락했으나전년 동기에 비해선 7% 상승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보르도' LCD TV의 판매 호조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7% 증가한 1조6천600억원을 기록했으나 해외 비중 확대에 따라 본사의 영업이익은 6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분법 평가이익 2천300억원중 상당부분의 해외법인의 디지털 미디어 관련사업에서 창출된 점을 감안하면, 견조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반도체 부문이 올 2분기 22.2%로 1분기(25.8%)보다 3.6%포인트 하락했으며, LCD 부문도 1분기 4.0%에서 2분기 2.6%로 하락했다.
통신 부문 영업이익률은 9.5%로 한자릿수대로 떨어졌고, 디지털 미디어 부문 전분기와 비슷한 -3.6%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 계획 9조2천300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51%인 4조7천400억원을 투자했으며, 부문별로는 반도체 3조1천900억원, LCD 1조2천500억원, 정보통신 1천100억원, 디지털미디어 등에 1천900억원을 집행했다.
◇"2분기 바닥, 하반기 추가 개선 기대" =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를 바닥으로보고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의 경우 D램은 PC용 DDR1 및 DDR2 D램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낸드플래시는 60나노미터(nm) 8Gb MLC 제품의 판매 확대로 원가 경쟁력이 향상돼 수요 확대에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
특히 1분기부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면서 현재 형성된 가격이 수요 탄력성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가격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정보통신은 3분기에 계절적 성수기와 3세대(G) 시장의 활성화에 따라 수요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울트라 슬림폰' 제품군과 WCDMA,HSDPA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판가와 판매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CD는 3분기에 LCD TV용 패널과 노트북컴퓨터, 모니터 등 IT 제품용 패널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증가해 패널 가격의 안정국면이 나타낼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7-1라인 생산능력을 추가 확장해, 40인치 이상 대형TV 패널에 대한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삼성전자 IR 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호조가 나타날 것으로 자신했다.
주 전무는 "지난 2분기 대다수 업체들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창출했다"며 "2분기 중에 낸드플래시, LCD, 휴대폰 등 주요 제품들의 시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추가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