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고유가·항만정체등으로 내년 대폭 인상 계획 아시아 수출업체들 제품 경쟁력 크게 저하 우려
입력 2005.12.05 16:44:52수정
2005.12.05 16:44:52
해운업계가 고유가와 항만 정체 등을 이유로 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태평양 항로 해상 운임을 내년에 30%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수출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선박 공급이 늘어나고 항만 정체도 풀릴 예정이어서 하주와의 협상결과에 따라 해상 운임의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운업계 내년 운임 30% 인상 추진=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평양항로안정화협의회(TSA)는 내년 1월1일부로 아시아~북미간 항로 운임을 40피트 컨테이너당 590달러로 현재보다 30% 인상한다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TSA는 냅쳐 오리엔트 라인, 에버그린 마린 등 12개 해운사들이 소속돼 있으며 태평양 항로 물동량의 70%를 실어나르고 있다.
TSA가 이처럼 큰 폭의 운임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고유가와 항만료 인상 등 비용증가에 따른 것이다. 실제 ▦연료비 상승으로 7%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며 ▦항만 정체로 운송비용이 10% 증가했고 ▦트럭 및 철도를 통한 운송비용도 25%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해상 운송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해운사들이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다. 올해 미국과 유럽의 화물 수요는 지난해보다 10~12% 증가해 40피트 컨테이너 580만대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아시아~미국 항로 물동량도 40피트 컨테이너 270만대 분으로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고 내년에는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운임 소폭 상승 그칠 가능성도= 해운사들의 대폭적인 운임 인상 시도에도 불구하고 내년 해상 운임이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TSA 멤버인 한진해운 등 태평양 항로의 주요 해운사가 내년에 인도하는 새 선박이 사상최고 수준에 달하는데다 주요 항만의 정체도 완화될 것으로 보여 내년 컨테이너 운임의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해운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자신들의 항로 네트워크를 다시 살펴보는 한편 미래를 준비할 다른 방안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RS 플래투 쉽브로커에 따르면 전세계 컨테이너 선적량은 올해 12%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도 16% 증가해 전세계 교역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화물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해운사들의 운임 상승 시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