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 기업공시 잘 살피면 돈된다

증권전산의 체크단말기나 거래소시장지, 신문 또는 인터넷에서는 매일매일 수많은 공시가 쏟아진다.기업공시(DISCLOSURE)는 상장 및 코스닥 등록 회사가 투자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기업정보를 있는 그대로 내보인 것이다. 자기책임하에 유가증권의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투자자에게는 귀중한 정보획득의 기회를 제공한다. 유상증자 일정,회사의 결산실적,재무상태,지분율변동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이 보물창고를 제대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공시내용 자체가 어려운 증권용어로만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별다른 부연설명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십년 주식 투자경험이 있는 투자자들도 새로운 공시내용에 접할때면 신문을 들척이거나 방송을 참조하기 마련이다. 이도저도 안되면 직접 증권사를 찾아 의미를 캐묻는다. 기초정보인 공시를 몰라서야 제대로된 주식투자를 하기는 힘들다. 공시내용을 종류별로 한번 찬찬히 들여다 보자. ◇유무상 증자 증자는 기업의 종잣돈인 자본금을 늘리는 것. 기존주주를 상대로 돈을 걷는 유상증자와 주주에게 공짜로 발행주식을 나눠주는 무상증자가 있다. 이사회에서 증자 결의를 하면 기업은 당일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를 보면 우선 증자의 목적이 나와 있다. 대개는 운영자금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증자를 하게 되면 자본금이 늘어나고 이렇게 되면 부채비율이 줄게 된다. 주주가 돈을 새로 보태는 것이므로 비싼 이자를 물고 은행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 발행주식수도 나와 있다. 증자규모는 발행주식수에다가 액면가를 곱하면 된다. 액면가가 5,000원이고 발행주식수가 1,000만주면 자본금은 500억원 늘어난다. 공시에는 할인율이라는게 정해져 있는데 규정에 정해진 기간동안의 평균주가를 이 할인율로 할인해 신주의 발행주가를 정한다. 신문에 나오는 실제증자규모 또는 시장가 증자규모는 발행주식을 액면가로 계산하지 않고 이 할인가로 환산한 값이다. 증자로 늘어나는 자본금은 500억원이라 해도 실제로 회사에 들어오는 돈은 그보다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사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는 청약일자가 따로 정해져 있다. 신주발행가가 지나치게 높아 일부 주주가 청약하지 않으면 남는 주식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권주 공모를 따로 실시해서 처리한다. ◇자산재평가 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 대지, 공장, 기계설비 등의 자산을 시장가격으로 다시 재평가한 것이다. 이경우 대개는 물가 상승등의 요인으로 평가액이 장부가액보다 높아지기 마련이다. 늘어난 금액은 고스란히 자기자본으로 들어온다. 자기자본은 부채를 제외한 기업의 자산으로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 자본조정계정으로 이뤄진다. 재평가액은 자본잉여금으로 합산되는데 이경우 부채비율이 줄게 된다. 전체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값이 부채비율이다. 자산재평가는 장부상으로 자기자본만이 부풀려지는 것이어서 기업으로서는 손에 쥐는 현금이 한푼도 없다. 최근 금감위가 5대그룹의 자산재평가를 재무구조개선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자산재평가의 이같은 속성을 감안한 것이다. ◇회사정리절차관련 지난해 유난히 많았던 공시는 회사정리절차다. 법정관리를 의미하는 정리절차에 들어가거나 또는 종결 및 폐지의 신청을 한때 기업은 당일 이사실을 바로 공시해야 한다. 또 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종결,폐지 등의 결정사실을 통보받은때도 마찬가지다. 회사정리절차는 회사가 법원의 감독하에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신청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관리인이 정리계획안이 범위안에서 기업경영전반에 걸쳐 관리권을 행사한다. 만약 신청이 기각되면 정리절차가 폐지돼 회사는 청산의 길을 밟는다. 종결은 회사정리절차가 더이상 필요없으니 절차를 끝낸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종결」은 경영회복을 나타내고 「폐지」는 기업의 최후라 할수 있는 파산을 대개 의미한다고 보면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리절차신청이 법원으로부터 거부돼더라도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화의를 신청, 파산을 피할수 있는 길도 있다. ◇전환사채(CB) 발행 전환사채는 당장은 회사채지만 매수자가 언제든지 주식으로 전환할수 있다. 통상의 채권보다 낮은 금리가 낮은데다 자본금도 늘릴수 있어 발행사에게 유리하다. CB공시는 주당 전환가격이 나와있는데 주가가 이수준을 넘으면 주식수가 늘어난다고 보면된다. 늘어나는 주식수를 알기 위해서는 권면총액을 전환가격으로 나눠야 한다. 예들들어 한회사가 100억원 전환사채를 1만원의 전환가격에 발행하면 주식전환으로 늘어나는 주식수는 총 100만주다. 이회사의 액면가가 5,000원이면 회사는 50억원의 자본금 증대효과를 본다. /강용운 기자 DRAG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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