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9일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해법’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은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도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은 감세정책을 통한 친기업적 환경 조성 및 민간소비 활성화 유도 등을 주장했다.
국가정체성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여야가 오랜만에 경제위기 처방책을 내놓았으나 거시적인 경제운용 방향에서는 양당이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내 오는 9월 정기국회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임을 예고했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원장은 이날 경제 관련 국회 3개 특위의 향후 활동방향 등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시안은 경기중립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서는 경기대응 기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적자재정을 감수한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촉구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수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 발행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재경부 장관을 역임한 강봉균 의원도 “수요는 소비와 투자ㆍ재정지출 등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소비와 투자가 안되니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며 이것이 수요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재정정책은 지난 6~7년간 시행했는데 효과가 없다는 게 증명됐다”며 “정부의 역할 확대를 통한 투자는 과학적이지 못했고 눈먼 돈 먹는 식으로 하다 결국 돈만 날린 셈이 됐다”며 우리당의 ‘재정확대론’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위의장은 중소기업과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3년간 소득세 및 세무조사를 면제하고 생산주체를 우대해 기업가 정신을 고무시킴으로써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최근 경제상황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더 나쁜 경제위기”라면서 “과감한 감세정책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경제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과거 노동운동 또는 대학 운동권 스타일의 국정운영 ▦과거타령, 조상 탓으로만 돌리는 국정운영 ▦엉터리 대형 국책사업으로 인한 국력낭비 초래, 통화증발, 예산팽창 ▦대중인기주의 및 사회주의 색깔의 정책 집행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서 경제정책 하위순번 차지 등을 지적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홍 정책위원장은 “소득세 감면 등을 통한 (경제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며 가장 적극적인 경기대응책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라며 “이달 중 당정간 협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규모를 확정할 것”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