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5일 발표한 99년 경제전망을 통해 『하반기 성장률이 8%(연간 7.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한 경기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 압력과 물가불안 등 거품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KDI는 특히 『금융기관들이 실질적 부도상태에 있는 기업에 대한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지 않음에 따라 잠재적 부실규모는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부실기업 정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여나가는 동시에 경기상승 국면을 안정적으로 관리, 거품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또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한 후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차원의 조정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 압력을 미리 조절해나가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의 이같은 입장은 아직 과열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정부의 경기진단과 시각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저금리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당초 예상을 크게 초과하는 7.5%에 이르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밝힌 7.5% 성장률 전망은 국내외 민·관 연구기관이 내놓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정부 전망치(5~6%)보다도 2%포인트 가량 높다.
김준경(金俊經) KDI 연구위원은 『잠재부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한 경기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자산시장의 거품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과제는 신속한 부실기업 정리』라고 주장했다.
이종석기자J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