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물량 털기 본격화

중도금 무이자융자·계약금 절반으로 줄여
일부선 분양가인하·잔금 할인등 재분양도

미분양 아파트를 털어내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도금을 무이자 융자로 전환하거나 계약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분양가 자체를 인하하거나 잔금 할인 등 계약 조건을 바꿔 재(再) 분양하는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성건설은 지난 4차 서울 동시분양으로 양천구 신월동에 공급한 아파트 가운데 미분양 분의 계약금을 당초 20%에서 10%로 낮추고 중도금 역시 무이자로 바꿔 재 분양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된 지역조합 단지인 노원구 월계동 세양청마루 역시 계약금 5% 수준에 중도금 의 각 30% 정도를 무이자 융자와 이자 후불제로 바꿔 재 분양하고 있다. 신도종합건설은 잔금 할인 등 독특한 분양 조건을 내걸었다. 강릉 송정동의 재분양 단지를 기존 무이자 융자 형태로 대출해 주면서 건설사가 대납하는 대출 이자의 2배(연 11% 정도)를 잔금에서 할인하기로 했다. 입주 후 2년 동안 중도금 50%에 대한 무이자 융자 혜택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말 의정부 용현동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최고 2,000만원까지 할인해 계약률을 높인 바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아파트를 공급한 평산토건은 1층 세대에 한해 중도금 2회분을 잔금으로 이월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입지 여건ㆍ층향 등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코니 새시 무료 설치, 고급 내장재 마감, 빌트인 가구 설치 등 단지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아파트의 물량 털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자금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H건설의 한 분양 관계자는 “중소 규모의 건설업체는 분양 사업장 2~3곳에서 동시에 미분양이 쌓이면 얼마가지 않아 자금 경색을 겪게 된다”며“수익이 줄더라도 미분양을 최소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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