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사후 1년이 지난 현재 주가나 실적 등 외형 면에서는 성장했지만 기업 정신이었던'혁신'이 사라지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그 어떤 고객 보다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난 애플 고객들도 점차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 외신 씨넷은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A)의 보고서를 인용, 아이폰 사용자들의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 아이폰 사용자 88%가 후속 모델을 사겠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75% 만이 재 구매 의사를 밝혔다. 1년 만에 무려 1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도 지난해 93%에서 올해 88%로 5%포인트 줄어들었다. 아이폰 재구매 의사 비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7년 첫 모델이 출시된 이후 처음이다. 아이폰에 대해 높은 충성도를 보였던 서유럽과 미국에서 조차 고객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폴 브라운 SA 사용자경험 담당 디렉터는 "애플이 새로운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보다는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최근 혁신을 사라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잇따르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 사이에서 차세대 아이폰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린 투레이 SA 애널리스트도 "아이폰을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고객들의 비율은 낮았지만 아이폰을 계속 사용할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도 애플은 우려할 사항"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에서도 신제품 아이폰5 출시가 지연되면서 애플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애플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 인증을 두 차례나 잘못 신청해 기존 것을 해지하고 다시 신청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통신사의 주파수 대역을 잘못 기재했다는 것인데 세계적인 제조사가 이 같은 실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2일인 것으로 알려졌던 아이폰5의 출시 시기는 다시 오리무중이 됐다.
애플의 운영체제(0S) iOS6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iOS6는 아이폰5에도 기본 탑재되는데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에 따른 사용 불만이 대부분이다. 애플 코리아 홈페이지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업그레이드 이후 와이파이 수신 감도 저하, 블루투스 연결 불안정, 버벅거림과 팟 캐스트 튕김, 핫스팟 작동 이상 등이 발생했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애플은 최근 iOS6의 지도 서비스 결함에 따른 갈등으로 잡스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됐던 소프트웨어 담당 스콧 포스톨 수석 부사장이 퇴사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