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6일은 고된 하루의 연속이었다. 지난 27일 2012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투표를 앞두고 있던 만큼 140개국 세계박람회기구(BIE) 대표를 만나 여수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랐다.
23일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개최된 한국의 밤 문화행사에는 300여명의 BIE 대표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뤄 여수엑스포에 대한 높은 기대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파리에서의 막바지 유치활동이 순풍에 돛 단 듯 여유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모로코ㆍ폴란드 등 경쟁국의 집요한 유치활동으로 우리나라를 지지했던 국가의 지지 입장이 변한 것 같다는 보고를 받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다. 총회가 임박한 시점까지 신규 가입국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우리 대표단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고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엑스포 유치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과 기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22일 이집트에서 유치활동을 마치고 파리에 도착해 샹젤리제 거리의 개선문을 지나가면서 가슴속 깊이 약속한 것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여수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해 저 개선문을 지나가리라. 결과적으로 이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
돌이켜보면 여수엑스포 유치 과정은 눈물과 땀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처음 여수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여수에서 어떻게 엑스포를 개최하느냐, ‘해양’을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하는 게 도대체 가능하냐 등 온갖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27일 온 국민이 확인했듯이 전세계는 탕헤르ㆍ브로츠와프가 아니라 여수세계박람회에 확실한 지지를 보내줬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박람회 주제에 대해서도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공감을 나타냈다.
알다시피 파리의 상징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펠탑은 1889년 파리세계박람회의 산물이다. 2012년 여수에도 세계해양건축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주제를 표현할 이 상징 타워가 파리 에펠탑을 뛰어넘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