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성적도 좋아야 하고 수능도 잘 봐야 하고, 게다가 대학마다 요구하는 과목까지 제 각각이니 어떻게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합니다"28일 발표된 2005학년도 입시안의 당사자인 학생과 진학담당 교사들의 반응이다.
특히 이들은 2005학년도에는 학생의 과목선택권이 확대된 7차 교육과정에 맞춰 시험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수능시험부담이 여전한 것은 물론 학생부에서도 요구하는 과목이 많아 오히려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들 학습부담 더 커져
D외고 김모 고3 부장교사는 "이번 입시 안을 보니 내신도 잘해야 하고 수능도 잘 봐야 하는 등 학생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교육부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인다고 했지만 사실상 줄어든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 S고 최모 교사도 "2005학년도 입시안의 큰 전제가 과목 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3+1'로 가면 지금의 제도와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어 수험생부담경감이라는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복잡하다
대학마다 제 각각인 입시안에 당사자인 고1 학생들은 어떻게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대학별로 구체적인 지원조건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당장 내년에 심화선택과정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서울 강남 K고 1학년 성모(17)군은 "이번 발표에 대학별 학생부 및 수능반영 항목만 나왔지 구체적인 모집인원, 모집유형,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지원조건 등은 없다"며 "내년에 심화선택과정에 대비해 어떤 과목선택을 선택해야 하나 어지럽다"고 말했다.
특히 고등학교들이 내년 7차 교육과정의 심화선택과정 시행을 앞두고 교과과정 편성이나 교사배치, 수준별 이동수업 등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대부분의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선택형ㆍ수준별'교육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H고 박모 교사는 "교사수급상 신청학생 수가 적은 과목은 개설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행 첫해인 내년에는 신청이 몰린 몇 과목만 개설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차 교육과정 취지에도 역행
일산 B고의 한 교사는 "이번 입시 안의 내용을 보니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으며 7차 교육과정의 선택형ㆍ수준별 교육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학생부에서 국민공통 교육과정의 10개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이 절반을 넘고 나머지 대학들도 대개 국ㆍ영ㆍ수 등 주요과목을 주로 반영하므로 학생들은 수능대비 뿐만 아니라 학생부 성적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D고 1학년 강모군(16)은 "제도는 많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아직 정확히 모르겠고 갈피도 잡지 못하겠다"면서 "달라지는 제도를 경험하는 첫 세대라는 점이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