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금융인] 3. 김칠수 우리은행 개인상품개발팀 부부장

“은행 상품은 단순히 고객들의 요구만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흐름을 포착해야만 합니다” 김칠수 우리은행 개인상품개발팀 부부장은 지난해 5월 `우리사랑 레포츠 예적금`을 개발해 100일만에 이 상품으로 5조원을 끌어들인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지난 2일 현재 이 상품의 예금 잔액은 무려 10조 5,295억원. “처음에는 고객의 요구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니까 신상품 아이디어가 잘 잡히지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고민 끝에 유럽에 출장을 가서 그들의 생활을 차근 차근 살펴봤죠. 그때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레포츠`더라구요” 주 5일 근무가 시작되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부상한 레포츠의 가능성을 선진국 유럽에서 미리 포착, 본격적으로 상품 개발에 몰두했고 반응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김 부부장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비결은 단지 상품 개발에만 있지 않았다. 꽃을 가꾸는 정원사처럼 고객을 위한 마케팅, 부가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붙여 나갔다. “다른 은행과 달리 개인상품개발팀이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벌여 끊임없이 고객들에게 알렸죠. 특히 유명한 스포츠 스타 김동성이나 신진식 씨 등을 통해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올해 출시할 새 상품을 준비하는 그는 요즘 부쩍 바쁘다. “앞으로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30대의 신흥부자, 애완 동물, 이미 큰 비중으로 떠 오른 노인층 등 각종 사회ㆍ문화적인 변화를 상품으로 연결시킬 계획입니다” 김 부부장은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국내외 불안요인이 많은 만큼 안정적인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 것 이라고 점친다. 북한 핵문제나 이라크 전쟁 등이 요즘 국제경제흐름을 지배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틈새 시장을 찾는 것과 별개로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늘리는 상품을 통해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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