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살사이트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자살을 결심한 여성들을 유인해 성폭행을 일삼은 인터넷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운영자는 특히 유인한 여성들의 자살을 종용하는 것은 물론 직접 이 여성들을 죽이려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8일 동반 자살을 원하는 여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강도강간)로 정모(3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아이디로 자살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한 정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48분께 블로그에 접속한 김모(19)양에게 동반 자살을 제의해 모텔로 유인한 뒤 술과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하는 등 최근 같은 수법으로 10대 여성 2명을 1∼2차례씩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블로그를 만든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여성들에게 문자나 쪽지 등을 보내 동반자살을 제의하며 모텔로 유인했다. 또 다른 자살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방법으로 김양 등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직접 살해하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자살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어린 여성들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자살을 종용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강도상해 혐의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최근 강원와 부산 등지에서 발생한 동반자살이 모두 특정 인터넷 카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 자살 사이트가 다시한번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잇따른 동반자살을 막기 위해 인터넷에 자살 방법을 제공하거나 자살 카페를 개설하는 등의 행위를 자살 교사 및 방조 혐의로 적용해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또 자살 관련 게시물이나 자살 의심자를 신고할 경우 사안에 따라 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