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못잡고 건설시장만 잡을 판"

■ 8·31 대책 3개월… 비판론 고개
부동산업 증가율 둔화등 건설경기 타격불구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최근 5주연속 상승세
"2단계 부동산 대책 조기 가시화 해야" 지적



"집값은 못잡고 건설시장만 잡을 판" ■ 8·31 대책 3개월… 비판론 고개부동산업 증가율 둔화등 건설경기 타격불구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최근 5주연속 상승세"2단계 부동산 대책 조기 가시화 해야" 지적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 분양가 인하·공급확대가 2단계 대책 '핵심' ‘8ㆍ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3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정부가 의도했던 ‘부동산 값 하락’은 이루지 못한 채 ‘건설시장’만 죽이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입법안이 국회 통과에 진통을 겪고 있는 탓도 있지만 정부가 낙관론에 휩싸여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을 지나치게 과소 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비등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급확대를 뼈대로, 연말연초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인 ‘2단계 대책’의 애드벌룬을 조기에 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고개 숙인’ 건설시장=8ㆍ31 부동산대책 이후 3개월 동안 (주택)건설시장은 갈수록 오그라드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서비스업 활동동향’을 보면 부동산업 증가율은 지난 10월 3.6%에 머물러 8월 9.1%, 9월 12.8%에 비해 크게 무뎌졌다. 대책 발표 직후인 9월에 비해 4분의1 토막이 난 것. 부동산업이 죽을 쓰면서 서비스업활동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가 늘어나 8월의 5.9%, 9월의 5.5%에 비해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건설 침체는 더욱 확연하다. 전날 나온 산업활동동향에서 10월 건설수주는 전년동월보다 34.8%나 줄었다. 공공 부문 감소율은 무려 58.7%에 달했다. 건교부의 집계를 보면 10월 주택건설 실적은 2만6,024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의 4만9,055건에 비해 절반에 머물렀다. ◇‘고개 든’ 집값=건설시장은 한겨울에 접어들었지만 집값은 8ㆍ31 대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8ㆍ31 대책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10월 셋째주를 저점으로 최근 5주 연속 상승세를 잇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경우 8월19일 8억9,700만원에서 11월 초 8억6,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30일에는 8억9,500만원으로 복귀했다. 개포 주공 2단지 16평형은 8월 중순 6억500만원에서 한때 5억6,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1월 말 6억1,000만원으로 8ㆍ31 대책 이전 가격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주택거래도 부쩍 많아지고 있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ㆍ송파ㆍ서초 등 강남 3구의 주택거래신고건수는 9월 말 58건에서 10월 둘째주 33건으로 떨어졌다가 11월 셋째주에는 122건으로 크게 늘었다. ◇정책실패 재연되나=상황이 비관적으로 흐르면서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실패가 재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입법만 제대로 되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호언장담해왔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입법이 이뤄지고 나면 집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고 박병원 차관은 집값이 오름세를 타던 24일 오찬 간담회에서조차 “세금폭탄 한번 맞아보라”며 집값 상승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시장의 분위기를 정부가 나서서 이완시켰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사전에 안정시키는 중요한 장치인 주택투기지역 후보지로 올라온 지역에 대해 두달 연속 지정을 유보했다. 박 차관은 브리핑에서 강남 재건축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혼이 났고 여당은 기반시설부담금 부과기준 완화방침을 꺼내며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가 집값이 오르자 뒤늦게 ‘후퇴 불가’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냉ㆍ온탕을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연구소의 한 선임연구위원은 “정치권에서는 8ㆍ31 대책의 입법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정부는 섣부른 낙관론에 휩싸여 시장의 투기심리를 다시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라며 “입법과정과 함께 분양가 인하책 등 2단계 방안에 대한 조기 대책 수립에 본격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5/11/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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