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증가 인구 5년전의 절반

■ 통계청 '작년 출생·사망 통계' 발표
출생자 재작년 보다 3만8,000명 줄어
30대초 女출산 20대 후반 처음 앞질러


우리나라 인구 증가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지난해 자연증가 인구가 19만여명에 그쳐 5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출산을 미루는 풍조도 확산돼 30대 초반 여성의 출산이 20대 후반을 처음으로 앞질렀고 동거 후 2년 안에 아이를 낳는 비율도 크게 줄었다. 다만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줄어들면서 그나마 인구의 자연증가율을 높였다. 24일 통계청이 밝힌 지난 2005년 출생ㆍ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자 수는 총 43만8,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만8,000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성 1명이 15~49세의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08명으로 전년의 1.16명보다 0.08명 감소했다. 이 같은 출산율은 미국(2.05명), 영국(1.74명), 프랑스(1.90명), 독일(1.37명)은 물론 일본의 1.25명에 비해서도 낮다. 출생자 수가 감소하면서 인구의 자연증가 속도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인구는 19만2,600명으로 20만명 벽도 깨졌다. 5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의 경우 2000년 38만9,4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출산을 미루는 풍조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출산한 여성 가운데 30대 초반이 40.9%를 차지, 20대 후반(40.2%)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30대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50.3%를 기록해 역시 처음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동거 후 2년 안에 첫아이를 낳는 비율은 71.4%로 10년 전보다 11.5%포인트나 떨어졌다. 동거 후 첫애를 낳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만큼 전체 출생아 수도 줄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제주가 1.30명으로 가장 높았고 전남(1.28명), 충남(1.26명) 등의 순이었다. 대도시지역의 출산율은 유독 낮았다. 부산이 0.88명, 서울이 0.92명, 대구가 0.99명 순으로 1명에도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4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5.0명으로 전년보다 0.1명 줄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자 사망률이 인구 1,000명당 5.5명으로 여성보다 1.0명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 남자 사망률이 여성의 2.9배에 달했고 40대에서는 2.7배, 60대에서도 2.6배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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