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들이 민생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정책개발에 들인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발표한 ‘2006년도 정당ㆍ후원회 등의 수입ㆍ지출내역 공개’ 자료에 따르면 정당들의 총 지출은 2005년의 620억4,000만원에서 2006년의 1,526억500만원으로 무려 146%나 늘었으나 이중 정책개발비용은 같은 기간 중 85억5,300만원에서 75억9,700만원으로 11%나 줄어들었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정책개발비용은 이 기간 중 33억7,400만원에서 23억4,700만원으로 30%나 격감했다. 또 정당들 중 가장 부유한 한나라당도 정책개발 비용이 같은 기간 중 37억1,300만원에서 33억3,700만원으로 10% 줄었으며 민주당도 6억1,500만원이던 것이 5억8,200만원으로 5% 감소했다. 이 기간에는 민주노동당만이 정책개발비를 무려 89%(6억1,700만원→11억6,500만원)으로 늘려 상대적으로 활발한 정책활동을 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정당들이 대부분 정책개발에 대한 씀씀이를 크게 줄인 것은 지출의 대부분을 선거나 조직관리와 같은 정무활동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정당들의 총선거비용은 164억2,400만원, 총 기본경비(인건비 등)는 472억7,400만원, 총 조직활동비(공직선거 후보자 지원금, 당원집회 경비 등)는 591억9,100만원으로 이들 3개 항목의 총액(1,228억8,900만원)은 전년도(451억8,400만원)보다 172%나 늘어났다.
재산내역 항목에선 정당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2005년에서 2006년도의 재산규모 변동 추이를 보면 ▦한나라당 373억원→541억원 ▦열린우리당 34억원→78억원 ▦민주당 24억원→28억원 ▦민노당 24억원→43억원 ▦국민중심당 6억원(2006년도) ▦기타 정당 1억원(2006년도)으로 격차가 벌어져 다른 정당들의 재산을 다 합쳐도 한나라당의 28%선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나라당의 재정이 크게 증가한 것은 같은 기간 중 국고보조금이 2배가량 급증하고 당비가 늘어난데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후보자 후원회에서 쓰고 남은 재원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씀씀이를 알뜰하게 했기 때문이란 게 선관위 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정당별 수입액은 한나라당이 전년보다 452억원 증가한 71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398억원 늘어난 654억원을 기록했으며 민주노동당은 265억원, 민주당178억원, 국민중심당 62억원의 수입을 신고했다.
한편 지난해 기부건수는 모두 38만8,000건으로 전년도 28만2,000건보다 10만건 이상 늘어났다. 이에 비해 1건당 후원금 기부액수는 11만6,000원으로 전년도 12만4,000원보다 줄어 들어 일반인들의 소액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임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