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국가보안법 찬양ㆍ고무죄 조항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2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 및 이적표현물 소지죄 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서 국보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헌재의 일관된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국보법 폐지'를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의결정과 달리 국보법 존치론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특히 국보법 개폐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등의 치열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입법부가 향후 입법과정에서 이번 결정의 의미를 반영해줄 것을 요청, 귀추가주목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91년 이전 국보법과 달리 개정된 국보법은 법규 개념의다의성과 적용범위의 광범성이 제거됐고 기존 결정이나 학설, 법원의 판례에 의해개념이 정립돼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종전 국보법 7조1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를처벌토록 했으나 헌재는 90년 규정의 추상성을 문제삼으며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국회는 91년 이 규정을 개정,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은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국보법 7조를 형법상 내란죄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형법상 내란죄 등 규정의 존재와는 별도로 독자적 존재의의가 있다"고 언급, `분명히 평화시대를 기조로 한 형법상 내란죄나 외환죄는 고전적이어서 오늘날 우리가 처한 국가의 자기안전.방어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판시한 90년 판례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적표현물 소지죄 조항과 관련, "단순한 학문연구나 순수 예술활동을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보관한 경우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대법원 판례로확립돼 있다"며 "그러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처벌토록 한 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년 8월 국보법상 찬양.고무 금지 및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후 국보법 7조에 대한 위헌제청을 법원에 신청했으나 기각당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입력시간 : 2004-08-26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