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 편해야 '파워스윙' 나온다

비제이 싱, 스윙 비결 분석마스터스는 막을 내린 뒤에도 화제다. 우즈의 초반부진, 듀발의 막판 몰락, 500만달러에 육박했던 상금(460만달러), 워싱턴 로드의 교통체증 등 수많은 이야기들이 골퍼들의 입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우승자인 비제이 싱에 관한 것들이며 그중에서도 대회기간중에는 스쳐 지나듯 봤던 싱의 스윙에 대한 것이 으뜸이다. 싱의 스윙특징은 가공할만한 헤드스피드를 내는 파워스윙. 그 스윙의 비결은 편안함과 밸런스에 있다. 186㎝, 90㎏의 거구이기 때문에 한국인 골퍼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싱의 스윙을 단계별로 살펴본다. ▥어드레스=편안함과 밸런스는 어드레스 자세때 완성된다고도 볼 수 있다. 양 발은 넉넉하게 벌려 스탠스를 잡고 양쪽 발끝이 모두 벌어져 八자 모양을 이루는 것이 특징. 오른쪽 히프가 약간 높고 오른쪽 어깨도 다소 올라가 다른 PGA투어 선수들에 비해 어깨 기울기가 평평한 편이다. 싱이 호쾌한 스윙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이처럼 편안하게 어드레스를 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른쪽 어깨를 낮추고 왼쪽 팔꿈치를 쭉 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체격에 비해 폼이 옹색한 아마추어골퍼들은 싱의 어드레스 자세, 특히 어깨를 비롯해 몸을 최대한 편안하게 세팅하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볼의 위치는 다른선수들보다 약간 뒤쪽이다. 전체적으로 페이드 샷을 구사하기 편한 자세다. ▥테이크 백=싱이 장타자인 이유는 스윙아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평행」법으로 스윙아크를 크게 한다. 클럽을 지면에서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도록, 즉 평행이 되도록 하면서 최대한 뒤로 빼준다. 또 이때 클럽이 목표선에도 평행이 되도록 신경쓴다. 즉, 테이크백때 클럽이 아웃사이드나 인사이드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몸통회전과 팔의 움직임이 잘 조합되어야 한다. 몸이나 손목이 너무 많이 돌면 인사이드로 빠지고 그 반대이면 아웃사이드로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싱의 바지 주름과 장갑의 윗면을 잘 살피면 이상적인 포지션을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 ▥백스윙 톱=이때 싱의 몸은 어깨가 90도 이상 회전되고 히프는 45도가 약간 넘는 정도로 회전돼 엄청나게 꼬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던스윙이론으로 볼때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이다. 싱은 백스윙 톱때 몸의 회전을 돕기 위해 왼쪽 발뒤꿈치를 약간 든다. 몸통회전외에 주의해 볼 것은 손목이나 팔, 클럽헤드가 몸통 앞에서 쭉 펴진채 견고하게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흔들리거나 궤도가 변하는 일이 없다. 왼쪽 어깨가 턱 아래까지 들어오는 것도 잘 봐야 한다. 특히 장타를 원하면 이 장면을 가슴에 새기는 것이 좋겠다. ▥다운스윙과 임팩트=싱의 다운스윙과 임팩트는 다른 정상급 프로골퍼들과 크게 다를바 없다. 백스윙때 잘 꼬였던 몸통이 풀어지며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것이 보인다. 다리와 히프, 손목이 모두 임팩트를 위해 조화를 이루며 움직인다. ▥피니시=싱의 스윙은 하이 피니시가 되는 유형이다. 그러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그의 특성상 팔이 적당한 위치에서 자리를 잡는다. 체격이나 움직임이 크지만 싱은 왼쪽 벽이 확실하게 잡혀 훌륭한 밸런스 상황을 연출한다. 상체는 목표보다 약간 왼쪽까지 움직인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4/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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