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명도둑들 모여 한탕작전…

[볼만한 영화] 오션스 일레븐감옥에서 막 풀려난 왕년의 명도둑이 각 분야 고수를 자랑한다는 도둑 11명을 다시 모아 라스베가스에서 한탕을 시도한다는 '오션스 일레븐'의 최대 매력은 꿈 같은 호화캐스팅이다.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한 영화의 간판으로 충분한 배우들을 한편의 영화에서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여배우들의 스캔들 뒤에는 그가 있다'라는 말이 돌 정도의 '섹시 가이'조지 클루니, '만인의 연인'줄리아 로버츠, 섹시한 반항아 브래드 피트, 지적인 청춘스타 맷 데이먼,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앤디 가르시아가 그들이다. 명배우 종합선물세트 같은 이 영화는 실제 지난해 미국서 11월 개봉, 각종 흥행기록을 달성하면서 경이적인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1위 수성을 뺏았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에린 브로코비치''트래픽'으로 명성을 날린 스티븐 소더버그감독의 유명세를 읽을 수 있다. 이 영화는 1960년 프랑크 시나트라가 주인공 오션으로 나왔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뉴저지 교도소를 출감한지 불과 24시간도 되기전,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은 벌써 새로운 한탕을 계획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카지노털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불러 모은다. 참모장 격인 카드의 달인 러스티(브래드 피트), 천재 소매치기 라이너스(맷 데이먼), 폭파 전문가 배셔(돈 치들), 중국인 곡예사 옌, 현역에서 은퇴했던 베테랑 사기꾼 사울 칼 라이너 등. 이름하여 '오션스 일레븐'. 그들의 범행 기본수칙은 세가지. 인명을 해치지 말 것, 무고한 사람의 금품을 털지 말 것, 그리고 이판사판의 정신으로 게임에 임할 것. 이들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라스베가스의 세 카지노는 모두 테리 베네딕트의 것. 범행 D-데이는 MGM카지노 실내 체육관에서 레녹스 루이스와 블라디미르 클리치코의 헤비급 복싱경기가 열리는 날. 그날 카지노 금고에 보관되어있을 현금은 약 1억5,000만달러. 한편 냉혹한 사업가 테리는 자신의 카지노 금고만은 난공불락임을 자신하고 미술관의 큐레이터이며 오션의 전처인 테리와 데이트를 즐긴다. 줄거리는 마치 톱니바퀴의 움직임을 보듯 매끈하게 진행돼 총성이나 핏빛 한번 비추지 않고도 관객의 눈길을 붙들어맨다. 그런 천재감독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전작'트래픽'에서는 마약세계의 이면에도 앵글을 들이대는 통찰력을 과시한 반면 이 작품에서는 그저 카지노를 무대로 한 컴퓨터 게임을 연상시킬 뿐이다. 박연우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