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LG전선 등 4개사 계열분리 계획을 확정한 것은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화시켜 주력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끝내면 LG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충실한 투명경영의 실천적 모범기업으로 확실한 위상을 구축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참여정부는 출범 후 줄곧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었다”며 “LG가 지배구조 개선 및 투명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여타 그룹들에게도 지배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단순화 박차= 이번 LG전선 등 4개사의 계열 분리는 창업 3대째인 LG그룹의 핵심가문인 `구씨` 일가가 자체 분가를 마무리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씨 일가내 계열 분리는 이번이 4번째다.
이번 계열분리는 특히 국내기업에겐 아킬레스건인 지배구조를 단순화시켜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는 의미도 크다.
LG 관계자는 “이번 계열분리는 LG가 주력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일련의 사업구조 조정을 가속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구자홍 전 LG전자 회장은 2~3개월의 공백을 거쳐 전선 그룹의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LG전선 등 4개사에 대한 계열분리를 위해 지난 8월12일 LG전선이 보유하고 있던 LG에너지 지분 20%중 5.1%를 LG건설에 매각, 지분율이 15% 미만인 14.9%로 축소시켜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율 요건을 충족시켰다.
◇창업가문 구씨ㆍ허씨 경영분리도 물살= LG는 양대 창업가문인 허씨와의 경영분리도 차근차근 진행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빠르면 내년 하반기 중엔 허씨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LG유통ㆍ건설ㆍ칼텍스 정유 등 3개사의 계열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구본무 회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1년 후면 구씨ㆍ허씨간 개별 경영체제로 갈 것”이라며 “지주회사의 사업자회사에서 제외된 LG건설은 물론 LG칼텍스ㆍ유통도 허씨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 출범-> 구씨 일가 계열분리 확정-> 창업가문 간의 그룹 지배권 정리 등을 통해 보다 명쾌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