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노근리 사건 유감 성명
미국은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곧 마무리하고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 노근리 사건 조사단의 민간 자문단(단장 백선엽 예비역대장)은 15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워싱턴 주재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측 정부 관계자 및 민간 자문위원들과 만나 노근리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정서를 전달하고 노근리 사건 피해자들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제시한 요구 사항은 ▲노근리 사건에 대한 사과 성명 ▲위령탑이나 평화공원 건립 등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 회복 조치 ▲정당한 보상 등이다.
자문위원의 한 사람인 김점곤 예비역 중장은 "사건의 실체는 인정하지만 민간인에 대한 발포 명령의 증거가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며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성명을 발표하면 한국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해 미국이 유감 성명 정도로 일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자문단은 이어 미국이 직접적인 피해 보상 대신 장학 사업 등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클린턴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양국의 이견 조정을 끝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한국 정부의 노근리 사건 진상조사단이 오는 19일 워싱턴에 도착, 20일부터 미국측 조사단과 조사보고서 확정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지만 발포 명령 여부와 피해자 규모 등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보고서를 별도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1,000여쪽에 이르는 조사보고서의 초안을 이미 마련, 의회와 관계 부처 등에 회람시키고 있으며 곧 최종 보고서를 확정 내년 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