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세계는 지금 소형차 전쟁중

◎현대·대우 올 초점 경차에 맞춰/벤츠·도요타 등 외국사도 신차계획/수출 주력분야… 업계에 큰 영향세계 자동차업계가 「소형차 전쟁」을 펴고 있다. 지난 9일 개막돼 현재 막바지(21일 폐막) 일정이 진행중인 세계 최대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이런 현상을 가장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현대와 대우자동차가 올해 초점을 경차에 맞추었고, 전통적인 고급차 메이커인 벤츠와 도요타도 미니 및 소형차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소형차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의 폭스바겐과 오펠, 프랑스의 르노 등도 내년 초 부터 소형 신차를 출하, 세계시장의 공략에 나선다. 이들 소형차는 사이즈는 작지만 형태는 미내밴형의 다목적차, 기능은 전자식브레이크 시스템, 에어백, 고장력강판 등 고급차의 그것을 모두 담고 있는게 특징이다. 이같은 소형차전쟁은 국내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의 수출주력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대는 이달부터 아토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수출에도 나선다. 대우도 이번 모터쇼에서 M­100이란 배기량 8백㏄의 미니카를 첫 공개했다. 대우는 내년 3∼4월부터 이 차를 판매하고, 해외에서는 루마니아, 폴란드, 인도 등지에서도 생산,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두 차는 모두 세계 소형차의 흐름을 잘 담고 있다. 벤츠의 변신은 세계 소형차시장의 가장 큰 화제와 관심을 끌고 있다. A클래스와 「스마트」가 그 주인공이다. A클래스는 배기량 1천4백㏄­1천7백㏄급으로 올해말 부터 출하된다. 현재 계약을 받고 있는데 지금 계약하면 내년 중반께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어 다른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차체길이가 3.6m에 불과하지만 높이는 미니밴에 가깝다. 배기량 6백㏄급의 스마트는 벤츠오하 스위스 SMH사가 각각 51%, 49%를 투자해 설립한 MCC사가 만든 것으로 내년초 부터 판매된다. 길이 2.5m의 2인승 초소형 미니카다. 고급차 시장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도요타가 내놓은 「미니」도 소형차업계를 긴장시키는 모델. 배기량 1천3백㏄에 길이 3.5m, 휠베이스 2.37m의 전형적인 소형차다. 소형차 시장의 전통적 강호인 독일의 폭스바겐과 오펠의 라이벌전도 앞으로 세계자동차 시장판도 재편에 큰 변수로 등장했다. 오펠의 신형 「아스트라」와 폭스바겐의 신형 「골프」가 그 주인공. 두 차는 모두 내년부터 판매되는데 벌써부터 판촉전이 치열하다. 공통점은 길이와 폭이 구형에 비해 모두 커졌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이형근 상품기획팀장(이사)는 『99년 부터 EU(유럽연합)의 충돌시험 규정이 45도 충돌, 정면 및 추돌시험 등 각종 안전규정이 강화되는데 따른 대책』으로 분석했다. 차이는 디자인. 골프는 기존의 틀을 유지했지만 아스트라는 곡선형의 기존차에 비해 직선과 곡선을 조화시켜 견고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작지만 단단한 차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역시 안전성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의 시트로앵이 ZX의 후속으로 내놓은 「사라」(Xsara), 르노의 「캉구」도 내년부터 소형시장에서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불붙은 소형차전쟁에서 소형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것인가. 국내업계는 또다른 고민을 안게됐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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