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넘어야할 산 여전히 많다

KT, 지상파 재송신 합의 불구 가입자 비용산출등 걸림돌 산적
내달 중순부터 서비스 시작


KT가 KBS, SBS와 인터넷(IP)TV의 지상파 재송신에 합의하면서 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IPTV 시대가 열리게 됐다. 특히 논란의 핵심에 섰던 MBC도 조만간 이 대열에 합류하고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 역시 연내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선물세트가 완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가입자 비용 산출 방법, 펀드의 운영방식,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주요 프로그램공급업체(PP)와의 협상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어 섣부르게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IPTV사업자 상용서비스 박차=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PTV서비스의 최대 장애물인 지상파 재전송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사업자들은 상용화 준비를 위한 발걸음을 더욱 빨리 하고 있다. 지난 20일 사내 직원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에 돌입한 KT는 IPTV의 양방향성을 활용해 네티즌이 자신이 제작한 영상콘텐츠를 올리면 메가TV를 통해 이를 감상할 수 있는 사용자제작콘텐츠(UCC) 기반의 시청자 참여형 서비스 ‘채널U’를 선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이러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KT는 내달 중순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 채널수를 17개에서 30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 역시 지상파 방송사와의 협상을 빠른 시간내 마무리 짓고 연내 상용서비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LG데이콤은 최근 IPTV 상용화를 위한 전단계로 양방향 서비스를 본격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이제부터 지상파와의 협상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IPTV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내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내용 해석 ‘3사3색’=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해 KT와 SK브로드밴드ㆍLG데이콤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KT의 경우 가장 큰 장애물을 넘었으니 IPTV서비스에 거의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선(先)상용화’라는 대원칙에 합의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IPTV 활성화라는 대전제에 양측이 공감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성과”라며 “나머지 이슈들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의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아직 협상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IPTV 상용화를 위한 대전제는 충족을 시켰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해결된 게 그리 많지 않고 따라서 이를 그대로 따라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합의된 것은 원칙 뿐이며 세부적인 문제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 비용, 펀드 운용 등 걸림돌 여전= 걸림돌은 이 뿐만이 아니다. 가장 큰 장애는 가입자 비용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KT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7월부터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3개월간 우선 시행’이라는 단서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비록 ‘데이터를 확보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자’는 타협점을 찾기는 했지만 해석 방법과 산출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수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펀드의 운영방식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송사와 통신사의 수익 배분 방식, 주문형 비디오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아직도 산적해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사업 자체가 이상하게 될 수도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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