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보험영업 채널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다양화하고 있지만 아직 설계사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생보업계의 경우 지난 2002회계연도(2002년4월~2003년3월)에 설계사 조직의 영업 비중이 45.8%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우리나라와는 채널별 보험 영업 비중이 크게 다르다. 미국의 경우 보험 중개인이 가장 중요한 판매 채널이다. 미국 생지난 2001회계연도 전체 매출중 비전속대리점이 49%를 차지했고 설계사를 포함한 전속대리점이 47%를 기록했다.
미국은 보험산업 초기부터 중개인을 통한 영업이 활성화됐다. `중개인`은 보험설계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집인 이지만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돼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판매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보험사는 모집조직을 육성할 필요 없이 상품개발이나 자산운용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채널별 매출 비중에서 특이한 점은 방카슈랑스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방카슈랑스가 성공하지 못한 대표적인 나라인데 이는 유럽과 달리 미국내 은행 소비자들이 은행을 직접 방문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생명보험상품의 60%가 은행을 통해 판매된다. 모집인들이 거의 없는 프랑스에서는 방카슈랑스가 가장 중요한 보험 영업 채널인 셈이다. 또 프랑스에서 이처럼 방카슈랑스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은 프랑스의 대형 은행들이 대부분 보험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보험사 보다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훨씬 높았던 점도 방카슈랑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이탈리아 역시 생명보험 상품은 58%가 은행에서 팔린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달리 보험 대리점이 발전해 있다.
그러나 프랑스와 이탈리아 모두 손해보험 상품은 은행 창구에서 별로 팔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전체 매출의 8%, 이탈리아는 1% 정도만이 은행을 통해 팔리고 있다. 손보 상품이 방카슈랑스 채널에 적합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한편 독일은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훨씬 낮다. 반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개인 조직이 발전해 이를 통한 매출이 생명보험 전체 매출의 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선진국들의 보험판매 동향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텔레마케팅 영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 영국은 이미 90년대 중반에 텔레마케팅을 통한 자동차보험 매출비중이 25%를 넘어 최근에는 40%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진우,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