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코 "ECB, 금리 인하 나설것"

"유럽 장기침체 가능성… 통화정책 바꿔야" 압박
ECB '그림자 자문위'도 금리 하향조정 논의중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금리를 잇달아 올려 왔던 유럽중앙은행(ECB)도 머지않아 기준금리를 내려 부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채권펀드 회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50%에 달한다"며 "ECB는 그 동안의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인플레 소방수' 역할을 자처한 ECB는 올 들어 두 차례나 금리를 끌어 올리며 물가 방어에 나섰지만 지금은 물가 관리보다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기 침체 우려가 물가 상승보다 더 중요하다"며 ECB를 우회적으로 압박한데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핌코마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ECB의 행보에 유럽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유럽의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지난 1ㆍ4분기 0.8%였던 유로존 성장률은 2ㆍ4분기 0.2%로 쪼그라들었고 경제기대지수 역시 7월 103에서 8월 98.3으로 떨어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ECB 내부적으로도 금리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ECB 관계자를 인용, 15명의 이코노미스트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로 구성된 일명 '그림자 자문위원회(shadow council)'가 연내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1% 밑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역시 최근 "유럽의 중장기 물가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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